카카오 AI 자회사 대표는 입사 10년차 88년생
택시 수요 예측 모델 등 기술 제공
"더 나은 세상 위해 AI로 기여할 것"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이 인공지능(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의 대표이사에 입사 10년 차인 30대 초반 팀장을 낙점했다.
카카오는 12일 김일두(33·사진)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팀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AI 개발자 출신인 김 대표는 88년생으로 2012년 카카오에 입사한 지 만 9년 만에 계열사 대표직에 올랐다. 김 의장의 파격 인사를 두고 기술기업의 새로운 리더십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T업계의 세대교체 신호탄이 될지도 주목된다.
카카오브레인은 김범수 의장이 2017년 직접 설립하고 대표를 맡았던 ‘AI 비밀병기’ 조직이다. 이후 2년간 4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석·박사급 AI 전문 인재 60여 명을 모았다. 카카오브레인을 카카오의 ‘두뇌’이자 ‘미래 먹거리 발굴처’로 육성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수요 예측 모델(TGNet) 등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에 기술을 제공한 것이 카카오브레인이었다.
김 대표 선임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70년대생(40대) 계열사 대표가 많은 카카오 내에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승진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내부에서 여러가지 의견이 오갔지만, 변화와 혁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한 김범수 의장과 전임 박승기 전 대표가 추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IT업계 전체가 개발자 영입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카카오에 들어오면 개발자도 이렇게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은 김 대표의 선임과 함께 ‘시즌2’를 선언했다. 이제까지 기계학습을 위한 메타러닝, AI 음성, 자연어처리(NLP) 등 창의적 원천기술 연구에 초점을 뒀다면, 앞으론 AI 기술의 서비스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 대표는 원천기술 연구개발 역량과 모바일 앱 기획 등 서비스·사업화 역량을 두루 갖췄다”며 “사회에 도움이 될 AI 서비스 확장에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최근까지 헬스케어 AI를 연구한 만큼 카카오브레인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김일두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 폐암 조기진단 흉부 CT 영상 알고리즘 추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아산병원 메디컬센터와 의료 AI 딥러닝도 연구해왔다. 김 대표는 “AI로 불가능한 영역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선행 연구와 기술 개발을 진행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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