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아 좋겠다고? 사는 게 악몽" 스토킹 피해자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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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 20대 남성에게 스토킹을 당했던 A씨(35)는 최근 '김태현 사건'을 접하고 며칠째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12일 "스토킹 피해를 본 지 10년이 지났지만 뒤에서 누군가 나를 덮치는 꿈을 꾼다"며 "나를 스토킹했던 남성이 김태현과 같은 폭력성을 갖고 있었다면 '내가 과연 살아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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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한 20대 남성에게 스토킹을 당했던 A씨(35)는 최근 ‘김태현 사건’을 접하고 며칠째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12일 “스토킹 피해를 본 지 10년이 지났지만 뒤에서 누군가 나를 덮치는 꿈을 꾼다”며 “나를 스토킹했던 남성이 김태현과 같은 폭력성을 갖고 있었다면 ‘내가 과연 살아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의 범행 동기가 스토킹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과거 스토킹 피해를 겪었던 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오는 9월 스토킹처벌법 시행으로 가해자 처벌에 대한 관심은 커졌지만 정작 피해자들은 ‘숨어드는 삶’을 택했다. 이들은 스토킹을 ‘애정 행각’ 정도로 여기는 주변 시선에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당시 A씨는 일면식도 없던 남성이 퇴근길마다 집까지 쫓아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A씨는 집이 아닌 다른 건물에 숨었다가 남성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귀가했지만 피해를 막진 못했다. 어느 날 남성이 쫓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한 A씨가 아파트 현관에 들어서자 이 남성은 뒤에서 A씨를 끌어안았다. 놀란 A씨가 소리치자 남성은 황급히 사라졌다. 그 뒤로 A씨는 스토킹 피해 후유증으로 유학도 포기해야 했다.
가해자가 지인일 경우 주변 시선에 더 힘들어지는 일도 있다. B씨(27)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대학교 선배였던 C씨로부터 스토킹에 시달렸다. C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금 만나자’ ‘얼굴 좀 보여주면 안 되냐’며 막무가내식 연락을 해왔다. 이에 B씨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C씨가 한 말들을 캡처해 공개했다. C씨가 망신을 당하면 스토킹을 그만둘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B씨에게 돌아온 말은 “재밌는 일을 겪었네”라는 주변인들의 반응이었다. B씨는 “나와 C씨를 함께 알던 지인들이 ‘C씨가 너를 좋아해서 그러는 것’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말하는 것을 보고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B씨는 결국 SNS 계정을 삭제하고 연락처를 바꾸는 등 지인들과의 관계를 끊는 ‘은둔의 삶’을 택했다.
피해자들은 법과 제도의 도움을 받아 극복하기보다 스스로 단속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D씨(27)는 데이트 폭력에서 벗어나고자 남자친구와 헤어졌지만 약 3개월 동안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봤다. D씨는 전 남자친구와 마주칠까 두려워 한 달가량은 외출 시 부모님과 함께 이동했다. D씨는 “전 남자친구의 차와 같은 색상의 차량이 지나가기만 해도 심장이 떨린다. 그 후로 친구를 사귈 때 집 주소는 절대 알려주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스토킹이 누군가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B씨는 “가해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며 “주변에서도 스토킹 피해자를 ‘범죄 피해자’라고 인식해 적극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연 데이트폭력연구소장은 “스토킹은 한 사람에게 심리적 불안, 두려움, 대인기피, 공포 등 심각한 수준의 장애를 유발한다”며 “피해자를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지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박민지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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