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이 현미경 검사라면, 신속항원검사는 맨눈 관찰"
전문가 "정확도 낮아" 우려 목소리
10~30분이면 검사 결과 나오지만
정확도 PCR검사의 18%에 그쳐
10분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가 ‘서울형 거리두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생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생 방역’ 묘수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전문가는 ‘가짜 음성’ 판정 속출로 오히려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속항원검사의 장점은 10~30분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과 도출에만 3~6시간이 걸리고, 검사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오전이 돼야 결과 통보를 받을 수 있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비하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오 시장은 12일 “야간 이용자가 많은 노래연습장에 신속항원검사를 시범 도입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인지 검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음성 판정이 나오는 고객은 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되 양성 판정이 나오면 즉시 보건소에 신고해 PCR 검사를 다시 받게 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려가 집중되는 대목은 역시 낮은 신뢰도다. 신속항원검사는 상대적으로 PCR보다 민감도가 낮다. 민감도는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양성으로 제대로 판정하는 확률을 말한다. 올 초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 S사의 신속항원검사 제품의 경우 민감도가 PCR 대비 17.5%에 불과했다. 특정 연구팀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감염자 5명 중 1명만 제대로 포착해 냈다는 의미다.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민감도를 보였다는 업계 주장이나 95%에 이르는 PCR의 민감도와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당국이 신속항원검사를 보조수단으로만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기호 연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PCR을 현미경 검사에 비유한다면 신속항원검사는 눈으로 관찰하는 것과 같다”며 “신속항원검사만으로는 감염자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때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마침 정부도 자가진단이 가능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역시 관건은 검사의 정확도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양한 검사 방법을 도입하는 건 찬성하지만 검체 채취를 일반인이 직접 하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가검사를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확진용 검사로는 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음성이 나왔으니 노래방 가도 되겠지’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 ◆PCR·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키트
「 코로나19 진단검사는 대개 실시간 유전자증폭법(RT-PCR)으로 한다. 코·입 깊숙한 곳의 점액을 채취해 유전자를 수백만 배 증폭하며 6시간 후 결과가 나온다. 신속항원검사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정 단백질 등의 항원을 확인한다. 둘 다 의료인이 한다. 자가진단키트는 코안 점막을 긁어 휴대전화 크기의 단말기로 검사한다. 신속항원·자가 검사는 30분 내 끝나지만 정확하지 않아 PCR 보조로 쓰인다.
」
김민욱·이태윤·최은경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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