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청혼했다 퇴짜 맞은 58세男..그의 19세 딸과 결혼했다
"합의해서 결혼한 게 맞습니다. 그의 삶이 끝날 때까지 돌보고 싶어요."
인도네시아에서 39세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한 10대 소녀의 말이다. 12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 인도네시아 남부 술라웨시의 바나 마을에서 58세 남성 보라와 19세 소녀 아이라 파질라의 결혼식이 열렸다.
두 사람의 결혼은 주변에서도 의문 투성이었다. 신랑 보라는 아이라의 어머니에게 청혼했다가 퇴짜를 맞은 전력도 있다. 아이라의 어머니는 오래전 이혼한 뒤 아이라를 포함해 삼 남매를 홀로 키웠다. 또 두 사람의 집안에는 친족 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주변에선 가난 탓에 이뤄진 매매혼을 의심하기도 했다. 실제로 신랑은 지역 풍습에 따라 1000만 루피아(77만원)의 현금과 1만㎡(약 3025평)의 땅을 신부 측 집안에 지참금으로 냈다. 이들은 '매매혼'을 부인하고 있다. 신부 아이라는 "나는 남편 보라가 나이가 많고, 오래 혼자 살았기 때문에 청혼을 받아들였다"며 "그의 삶이 끝날 때까지 돌보고 싶다"고 말했다. 신랑 보라는 "지금처럼 농부로 계속 살고 싶다"며 자신의 좁은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미성년자 결혼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한 곳이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소녀 10명 중 7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한다. 아이라와 보라처럼 한세대의 나이 차를 넘어선 결혼이 종종 이뤄지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에도 서부자바주 수방에서 61세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고 78세 남성과 17세 여성이 결혼했다가 20여일 만에 파경을 맞기도했다. 당시 신랑은 지참금으로 현금 1000만 루피아와 금 11g, 새 오토바이를 줬다. 〈"61살 차이 극복한 '세기의 사랑'···22일 만에 비극으로 끝났다", 중앙일보 2020년 11월 3일자
인도네시아 의회는 지난 2019년 조혼의 폐해를 막기 위해 여성의 법정 혼인 최저연령을 16세에서 19세로 상향했지만, 아직도 법과 관계없이 부모들이 자녀의 결혼을 요구하면 종교 당국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조혼이 이뤄진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남 야산에 목 매단 섬뜩한 마네킹들의 정체
- 몰디브 산호위에 인공섬 만들었다···완공 땐 인구 44% 이주
- 17년만에 깨어난 매미떼 수조마리, 올여름 美 습격한다
- 문 대통령이 인정한 '노바백스 반토막'…11월 집단면역 힘들어졌다
- 철학자 최진석 “과거에 갇힌 586, 공부 안 해 생각하는 능력 끊겼다”
- 관광지 주차장 '캠핑카 알박기'…쓰레기 투기 '얌체차박' 분통
- 유승민 "40대초부터 대통령 뜻…노무현도 1~2%서 시작했다"
- 은행 실수로 입금된 13억원…인출해 사용한 여성 체포
- 방심위 제재 6번, 청원까지…그래도 꿈쩍않는 김어준과 TBS
- [단독]"명예훼손 피고인 최강욱, 첫 재판전 '셀프구제법' 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