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S] "서로를 구원"..'서복' 공유X박보검 삶과 죽음의 동행(종합)

배우 조우진, 장영남, 공유가 12일 오후 서울 옹산아이파크몰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서복'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서복’(감독 이용주)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드라마로 공유,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등이 열연했다. 15일 개봉.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1.04.12/

'어떤 배우가 캐스팅 되지 않았으면 안됐다' 너무나도 흔하게 쓰이는 표현이지만 '서복'은 진정으로 공유와 박보검이 아니면 안됐다.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시한부 남자의 메마른 집착과, 타의에 의해 부여된 불멸의 삶에 스스로의 운명을 고뇌해야 하는 복제인간. 지독한 현실에 찌든 어른과 모든 것을 알지만 세상 물정은 모르는 아이. 순수함이 동반되는 처연한 폭주는 두 남자를 살리고, 죽이고, 또 구원했다.

오매불망 기다린 블록버스터 대작 '서복(이용주 감독)'이 1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기대를 모았던 브로맨스는 의외로 담백하고, 다소 가볍게 흘러갈 것처럼 여겨졌던 스토리는 묵직한 메시지를 동반한다. 모든 것이 상상 이상, 예상 밖의 신선함을 부른다. 다만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로 인해 SF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일반적인 SF와는 다른 분위기, 삶과 죽음을 따라가는 두 남자의 로드 무비가 더 명확하다.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박보검)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독특한 발상의 공포영화 '불신지옥'으로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건축학개론'으로 개봉 당시 멜로영화 역대 최고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이용주 감독이 9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주목 받았다.

"안 믿으시겠지만 9년 동안 '서복'만 썼다"고 말한 이용주 감독은 "특별한 일로 오래 걸린 것은 아니다. 정말 시나리오를 쓰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중국 촬영이 무산된 것도 이유가 컸다"며 "'서복'을 쓰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생각하게 됐다. 개인적인 사건도 있었고 이런 이야기를 꼭 쓰고 싶었다. 그런 강박이 있어 더 오래 걸렸다. '건축학개론' 대부터 ''불신지옥'의 이야기를 확장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현실화 됐다"고 설명햇다.

'서복'의 주요 소재는 복제인간이다. "서복을 만든 이유는 영생이다"고 표현한 이용주 감독은 "기업에서는 권력을 갖기 위해, 기헌의 입장에서는 죽음을 바라보는 두려움이라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예전 우리 사회에도 줄기세포라는 트라우마가 있지 않았나. '두려움과 욕망'이라는 동전의 양면이 서복이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지점, 근원적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기 위해 투영시킨 캐릭터가 서복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할리우드, 마블 영화에서 보여지는 히어로 영화처럼 장르화가 될까 걱정하기도 했다. 보통 이런 식의 이야기는 복제인간이 주인공이다. 복제인간이 스스로 고민하고 장애를 극복해 엔딩에 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인간 기헌이 서복을 보는 시선에 집중했다. 죽음을 앞둔 기현이 헛된 희망을 품고 믿음을 완성하는 과정과 마지막 서복에게 구원받는 이야기다. 복제인간과 동행하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배우 공유가 12일 오후 서울 옹산아이파크몰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서복'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서복’(감독 이용주)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드라마로 공유,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등이 열연했다. 15일 개봉.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1.04.12/

배우 공유가 12일 오후 서울 옹산아이파크몰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서복'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서복’(감독 이용주)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드라마로 공유,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등이 열연했다. 15일 개봉.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1.04.12/

'서복'은 각 연령대를 대표하는 배우 공유와 박보검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것으로 일찌감치 흥행 기대치의 최고점을 찍었다. 애초 0순위로 '서복' 캐스팅 보드에 이름을 올렸던 공유와 박보검은 관객들에게 선물같은 영화를 완성했다. 공유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으로 분해 깊이있는 열연을 펼쳤고, 박보검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 역을 맡아 지금껏 본 적 없는 강렬한 모습으로 스크린 첫 주연에 도전했다.

공유는 '서복'을 택한 이유에 대해 "원래 어려워서 잘 안 하려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선택한다. 새로운 모습이 보여졌다면 다행이겠지만 그건 관객의 평가에 달렸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출연을 결정하고, 영화를 찍는 내내 혼자 이런 저런 생각들을 많이 해봤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지금은 '얼마나 길게 사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서복'의 영향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기헌 캐릭터에 대해서는 "첫 등장부터 많이 편집됐다. 다소 건강하지 않은 모습으로 첫 이미지를 심어주면 좋을 것 같아 얼굴 살도 많이 빼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기헌이 고통스러워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었다. 그런데 편집이 많이 됐다"며 "찍기도 힘들게 찍었다. 변기를 잡고 구역질 하는 장면에서는 너무 힘들어 목에 담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 간소화 됐다. 물론 서운하다는 것은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기헌과 서복의 관계성은 '구원'. 공유는 "정반대에 있는 두 존재가 동행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구원하게 된다. 현장에서 보검이와 어떤 것을 정해놓고 연기하기보단 굉장히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느끼고 따라갔다"며 "처음엔 낯선 존재,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만 생각하는데 이런 저런 동행 속에서 다양한 상황을 겪으며 서로에 대한 연민도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조우진은 서복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정보국 요원 안부장으로 분해 서복의 존재를 영원히 은폐하려 하지만 상황이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자 또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장영남은 서복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본 책임 연구원 임세은 역할을 맡아 냉철함과 다정함을 함께 뽐냈다.

조우진은 "박보검의 맑은 얼굴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맑은 에너지와 함께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유영하는 기분이었다. 시나리오에서 봤던 것보다 더 깊어진 것 같다"며 "공유 씨와 박보검 씨의 팬들이 돌아가면서 현장에 뷔페 밥차와 커피차를 보내주셨다. '굉장한 팬덤이구나' 싶었다. 가장 풍성한 밥차와 커피차를 경험한 현장이었다"고 회상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또 악역 아닌 악역 캐릭터를 언급하며 "전작과 다른 악역의 키워드라면 두려움이다. 두려움이 가득한 캐릭터지만 그걸 감추고 거대한 추진력으로 임무를 수행한다고 분석햇다. 두려움을 더 많이 담아 욕망이 더 확장돼 보이는 인물로 만들려 했다. 그간 가방 끈에 비해 엘리트 전문직을 많이 맡았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연기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모든 부담을 조금씩 극복하려고 한다. '서복'으로 다시 한번 초심을 생각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배우 조우진이 12일 오후 서울 옹산아이파크몰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서복'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서복’(감독 이용주)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감성 드라마로 공유, 박보검, 조우진, 장영남 등이 열연했다. 15일 개봉.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1.04.12/

장영남 역시 박보검을 떠올리며 "박보검과 붙는 신이 정말 많았다. 보검이의 눈을 보고 있으면 늘 슬펐다. 영화를 보면서도 마지막에 가슴이 너무 아파 울엇다"며 "보검이가 밥차나 커피차가 오면 제 아이에게 가져다 주라며 뒤에서 챙겨줬던 기억이 난다"는 미담을 슬쩍 귀띔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개봉을 추진했던 '서복'은 코로나19 상황의 심각성과 장기화에 따라 개봉을 보류, 해를 넘긴 후에도 쉽게 개봉일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다 고심 끝 극장 개봉과 OTT 티빙 동시 공개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용주 감독은 "지난해 말에 개봉하려다 연기가 됐다. 저 분만 아니라 영화하는 분들, 극장 관계자 분들 모두가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영화를 찍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도 많다"며 "저희도 막연한 상태였던 찰나 티빙의 제안을 받았다. 나도 결과가 궁금하다. 'OTT로 갔기 때문에 극장에 사람이 안 올까? 아니면 극장에도 많이 올까?' 모르겠다. 향후 영화 제작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털어놨다.

공유는 "솔직히 상영할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쁘다. 조심스럽지만 영화를 결정하고 찍는 내내 절대 쉽지 않은 이야기였고, 쉽지 않은 영화였다. 근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였다. 관객분들이 이제 볼텐데 보는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철학적이고,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인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서복'은 오는 15일 극장과 티빙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