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폐 수술해서".. 아내 땅 10배 오른 與의원 사의 논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문석(58) 성남시의회 의원이 최근 사의를 표명하면서 지역 정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의 표명이 그의 땅 투기 의혹 등과 관련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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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의원 사퇴…“건강 문제”
12일 성남시의회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직 사퇴서를 냈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4월 폐 수술을 받은 후 지난해 6월에도 의원직을 그만두려고 했었다”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안정을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로 자가격리를 해보니 민원인이나 불특정 다수를 안 만날 수도 없고, 폐 수술 후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의원의 거취를 두고 성남시 정가에서는 여러 말이 나온다. 지난달 경기 도보가 공개된 뒤 박 의원과 가족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 땅을 가지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기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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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해명 후 사퇴하라”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의원의 부인 김모(60)씨는 2015년 분당구 율동 밭 177㎡(53평) 일부를 6000만원에 사들였다. 이후 해당 필지는 2017년 율동이 지적재조사 지구에 포함되면서 2018년 지목 변경(도로→밭)을 거쳐 공시지가가 크게 뛰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김씨가 땅을 샀던 2015년 해당 땅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6만 원대였으나 5년 뒤인 2020년엔 66만원으로 10배 이상으로 올랐다. 지난 2월 성남시는 공공용지의 협의 취득 목적으로 김씨 땅을 샀다.
김씨가 2017년 지인과 지분을 나눠 6억2500만원을 주고 산 서현동 밭 619㎡(187평)는 개별 공시지가가 지난해에만 10% 가까이 올랐다. 또 박 의원과 김씨는 2020년 서현동 임야 621㎡(187평)를 6억원에 샀다. 성남시의회 관계자는 “김씨가 2017년 사들인 땅은 1년 만에 주변이 개발되면서 땅값이 크게 상승했다”며 “박 의원이 2014년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을 한 후 땅을 사들였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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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 “투기 아니라 농사나 거주용”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소유하고 있는 땅에 대해서 투기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걸 안다. 그러나 투기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혹시 조사받을 부분이 있다면 떳떳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인이 샀던 율동 땅은 법원 공매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산 것이다. 이 밖에 부인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땅에 대한 구매 시기 등을 따져보면 투기 목적과 절대 무관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땅은 농사나 거주용으로 사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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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박 의원 관련 의혹 내사
지역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 성남시의회에서 5선(3‧5‧6‧7‧8대)을 했고, 도시건설위원회(3‧5‧7대) 등에서 활동했으며 2018년 7월부터는 2년간 성남시의회 의장을 맡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성남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이 4·7 재보궐 선거 후 사퇴를 밝혀 당황스럽다. 시정 공백이 불가피한데 땅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꼬리 자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 의정 활동을 하면서 중간 사퇴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의원·단체장 등 선출직에 대한 감시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본다.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성남시의회 제262회 임시회에서 문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경찰서는 박 의원 관련 의혹이 부패방지법 위반 등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내사 단계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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