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은 물 백신, 얀센은 혈전.. 믿을 건 화이자뿐?
혈전 부작용과의 인과성 검증을 이유로 접종이 보류됐던 아스트라제네카(AZ)의 백신 접종이 12일 다시 시작됐다. 유럽의약품청(EMA)이 AZ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크기에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우리나라도 AZ 백신 접종 재개를 결정한 것이다. 다만, 접종이득 계산법에 따라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AZ백신의 안전성에 우려가 계속되면서 혈전 등 부작용이 더 적은 백신 수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높다는 임상결과를 얻고, 혈전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백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mRNA 백신은 혈전 부작용의 불안을 잠재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mRNA 백신도 최적의 대안 될 수 없어
전문가들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개발한 mRNA 백신도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우려를 불식시킬 완벽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mRNA 백신이 결코 완벽한 백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보훈병원 감염내과 김춘관 교수(대한백신학회 총무이사)는 "코로나19 백신은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상시험을 거치지 않고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보니, 사용하면서 부작용을 검토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mRNA 백신도 조금 더 부작용 보고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홍진태 교수(대한약학회 회장)도 "희귀혈전증에 대한 논란에 대해 mRNA 백신이 대안이 될 수 있으나, mRNA 백신 역시 일부 접종자에서 과민반응에 대한 보고가 있어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홍진태 교수는 "현재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하는 코로나 백신들이 매우 드물지만 혈전증을 일으킨다고 보고되면서 일부에서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자체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마련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mRNA 백신은 수급 측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대안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춘관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mRNA 백신은 새로운 기전의 백신이라 생산이 쉽지 않은 백신"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mRNA 백신은 원료부터 생산 플랫폼, 유통까지도 단기간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수준의 물량을 생산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대한감염학회 특임이사)는 특정 백신이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섣불리 내리고, 대안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결코 화이자 백신이 아스라제네카 백신보다 더 낫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홍빈 교수는 "화이자의 백신이 1등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그보다 못한 2등급 백신으로 비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각 백신은 임상시험군이 다르고, 기전도 달라 직접 비교할 수 없기에 어떤 백신이 더 낫다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은 비용, 효과, 위험성 등을 따져봤을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접종하는 것이 더 낫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얀센·러시아·중국 백신? "불투명"
화이자나 모더나가 아닌 다른 기전의 백신들은 어떨까? 코로나19 백신은 이 외에도 ▲얀센, 스푸트니크V(바이러스 벡터 백신) ▲시노팜, 시노백(불활화 백신) ▲노바백스(유전자재조합 백신) 등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얀센의 백신과 유럽 등에서 공급요청이 이어지는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도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은 이미 접종 후 일부에서 혈전 생성 부작용이 보고됐다. EMA는 9일(현지 시각) 얀센의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혈전색전증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얀센의 코로나 백신은 미국에서 540만 회분 접종이 이뤄졌는데, 12일 현재 접종 후 심각한 혈전이 발생한 사례는 총 4건이다. 1건은 임상시험, 3건은 미국 내 접종과정에서 발생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는 아직 유럽, 미국 등에서 허가를 받지 못해 부작용을 따지기는 어렵다. 국제 의학저널 '란셋'에 게재된 스푸트니크V의 임상 3상 결과를 보면, 효능은 91.6%로 높다.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를 기반으로 독일, 브라질을 비롯한 50여개 국이 스푸트니크V의 도입을 결정했다.
김춘관 교수는 "얀센의 백신과 스푸트니크V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과 동일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백신으로 기전이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같은 계열의 백신이라 마찬가지로 같은 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시노팜, 시노백은 대안이 될 수 없음은 물론,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센터장은 10일 자국 백신의 항체형성 수준이 낮다고 밝혔다. 그는 시노팜과 시노백의 효과가 코로나 예방 효과가 적어 다른 백신과 혼합 또는 용량, 접종 간격 변경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양대학교병원 김봉영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산 백신은 애초에 자국의 데이터 외에는 공식적인 논문이나 신뢰할 만한 임상시험 데이터가 없기에 대안으로는 고려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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