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사랑한 우체부 "산 중에 으뜸은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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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함양 하회영]
▲ 권문현 함양우체국 우편집배원 |
ⓒ 주간함양 |
우편집배원으로 일한 지 30년째 접어든 권문현씨의 오후는 다음날 배송할 우편물을 분류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날은 도의원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재자투표함을 회수하러 다시 나가야 했다.
'예전에'라는 수식어를 써가며 추억을 회상할 때 '우체부'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다른 게 많다. 편지가 유일한 통신수단이던 시절에는 우편집배원의 방문을 많이도 기다렸다. 기쁜 소식, 기다리는 소식을 가방에 가득 싣고 오는 우편집배원은 반가운 손님이다.
▲ 권문현 함양우체국 우편집배원 |
ⓒ 주간함양 |
주6일 근무,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 이직률이 높은 직업으로 알려진 우편집배원. 권씨는 "최근에 주5일로 바뀌었어요.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민원 처리할 때 더 힘들죠. 그래도 함양은 정말 인심이 좋아요. 구석구석 다녀 봐도 아직 시골 인심이 남아있죠"라고 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권씨는 "그래도 이 일을 하기 참 잘했다"고 한다.
우편집배원 권문현씨는 산을 사랑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함양군사진작가협회 회원인 권씨는 지리산의 야생화, 운무, 계곡, 4계절의 지리산을 렌즈에 담는다. 산을 좋아하는 아내 덕분에 그도 산을 사랑하게 됐다. "많은 산을 다녔지만 산 중에 으뜸은 지리산이죠. 지리산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웅장하고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지리산 천왕봉 200회 등정의 주인공 김종남(함양군청)씨가 그의 아내다. 아내와 같은 취미를 가진 것이 참 좋다며 "7~8시간 걸리는 지리산등반 중에 아내와 이런저런 얘기하는 게 제일 좋아요" 이들 부부는 지리산국립공원 자원활동가로도 활동 중이다.
올림푸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청소년 때부터 그는 무엇이든 찍는 걸 좋아했다. 30년 전에 이미 영상을 접했던 권씨는 사진보다 먼저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했다. 당시 월급보다 비싼 비디오카메라를 사서 큰 아이가 태어나던 때부터 기록했다.
▲ 권문현 함양우체국 우편집배원 |
ⓒ 주간함양 |
코로나가 종식되고 지리산천왕봉에서 열리는 권문현씨의 사진전 초대장이 우편으로 배달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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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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