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코인' 실생활에 훅 들어왔네..스벅·설빙 결제도 가능해요

박수호 2021. 4. 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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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은 어렵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을 일상에서 어떻게 구현한다는 것인지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블록체인이 일상생활에 파고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한국형 암호화폐 3가지를 깊이 들여다본다.

▶1. 썸씽

▷노래 영상 올리면 SSX토큰 보상

노래방 앱 시장은 업계 추산 글로벌 기준 5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큰 시장이다. 글로벌 앱 ‘스뮬(Smule)’만 누적 앱 다운로드 수가 2억명이 넘는다.

다만 종전 노래방 앱 서비스들은 공통적인 고민이 있었다.

음원을 확보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재원 마련을 위해 일정 가입자 수를 확보한 이후 유료 전환을 시도한 곳이 많다. 문제는 그때부터 사용자가 이탈한다는 점이다.

이런 한계를 풀고자 등장한 것이 ‘썸씽’이다. 2019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후 60만 회원을 모았다. 강점이 많다. 일단 4만곡 이상 음원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디토뮤직 같은 글로벌 음원유통 기업과 제휴해 앱에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덕분이다. 또 노래를 부를 때 믹싱 등 다양한 음향 효과를 마음껏 쓸 수 있다. 이런 기능을 활용해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도 할 수 있다.

노래 영상을 올리는 사람에게 경제적 이득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점도 눈에 띈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SSX(썸씽)토큰을 쓰게 하면서다. 방법은 이렇다. 앱을 켜면 그 주의 대표곡 즉, ‘커버송’이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이를 가입자가 본인만의 스타일로 창작, 플랫폼에 영상을 포스팅(게시)한다.

각각의 포스팅된 콘텐츠 영상은 2주간 게시된다. 이때 이 영상을 본 다른 사용자는 앱에서 쓰이는 SSX토큰으로 후원이나 선물 등을 할 수 있다. 2주가 지난 후 총 누적 토큰 50%는 창작자에게, 20%는 콘텐츠 게시 시점으로부터 1주일 이내에 후원을 한 초기 후원자에게 분배된다. 나머지 30%는 썸씽 플랫폼 운영 비용으로 귀속된다.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모바일에 옮겨 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버스킹 공연자는 시중 유행가를 자신의 해석법으로 공연한다. 길 가다 발걸음을 멈춘 관객은 감사·응원의 의미로 돈을 낸다. 이런 후원 방식을 모바일앱에서는 썸씽토큰으로 풀어낸 셈이다.

SSX토큰은 빗썸, 업비트 등에서 현금화가 가능해 이용자 참여도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썸씽 측은 “서비스 사용자에게 적립된 토큰의 70%가 분배된다. 이처럼 썸씽은 이용자 중심 보상 구조를 가진 서비스다. 코로나19 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코인노래방과의 연동을 강화해 실생활과 밀접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2. 설문조사 앱 ‘더폴’

▷설문 참여자 메타코인 지급

DID(블록체인 기반 분산 ID) 회원 수 13만명 돌파(3월 중순 기준). 지난 2월 한 달 이용자 수 8만명, 최근에는 하루 이용자 수(DAU) 2만5000명 돌파.

설문조사 앱 ‘더폴’의 현재 위상이다.

‘더폴’은 지난해 12월 설문조사 방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을 깔고 설문에 참여하면 곧바로 ‘메타디움’이라는 알트코인을 주도록 설계했다.

예를 들면 매주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하는데, 여기에 참여하면 0.2메타디움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

1메타디움은 국내 거래소에서 4월 초 기준 200원에서 300원 사이에 거래된다. 꾸준히 설문에 참여하면 일종의 잔돈 재테크가 가능하다. 메타디움은 앱 내에서 주고받을 수도 있고 차곡차곡 모아 스타벅스나 설빙 모바일쿠폰을 살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설문은 다양하다. ‘청와대, 고위 공직 공개’ 관련해서는 ‘고위 공직자의 직계 가족 재산까지 신고해야 할까요?’와 같은 시사 현안에 대한 질문도 있다. 이런 설문에만 약 5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분위기는 열띠다.

그 밖에 일상생활 관련 설문도 참여율이 뜨겁다.

회원이 직접 사연을 올려 ‘여러분이 사연의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에 대한 답을 받기도 한다. 이때 눈길 끄는 것은 설문, 사연에 채택된 사람에게는 단순 참여자 대비 더 많은 메타디움을 지급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앱 유입 동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더폴’ 제작사 코인플러그의 어준선 대표는 “설문에 참여한 대가로 암호화폐(메타코인)를 주되 이를 결제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생태계를 짰다. 향후 NFT 등 메타코인 기반의 다양한 토큰을 발급해 개개인이 각자 소유한 토큰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3. 메디블록

▷보험 청구, 종이로 하던 시대 끝~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으로 치료를 받으면 보험사에 관련 자료를 청구해야 한다. 그런데 과정이 복잡하다. 우선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 혹은 치료 데이터를 받는다. 이를 다시 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이 과정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자동으로 보험료를 청구할 수 있게 생태계를 만든 곳이 ‘메디블록(MED)’이다.

일단 청구 과정을 대폭 간소화했다. 병원에서 보험사로 제출되는 의료정보 데이터 흐름을 해시값(디지털 지문) 형태로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환자는 ‘메디패스’라는 서비스에 가입, 본인인증값을 해시값 형태로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메디패스는 환자 진료 내역, 진료비 세부 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된 해시값과 일치하는지 대조한 후 보험사 청구 업무를 대행한다. 실제 메디패스는 최근 KB손해보험과 연동하기로 확정하며 블록체인 일상화에 다가섰다.

메디블록은 이런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하버드 의과대학 실습 수련병원인 MGH,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과 KISA 과제를 수행했다. 또 대형병원 외에도 국내외 20개의 의료기관, 기업과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자선재단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이 투자하는 연구 컨소시엄에도 참여한 바 있다. 최근에는 IMM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전략적 투자자인 네이버 D2스타트업팩토리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메디블록은 DID 기반 백신 접종 이력 증명 서비스인 ‘백신패스’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백신패스는 DID 기술을 활용해 질병관리청, 연동 의료기관에 등록된 접종 내역 이력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위·변조 가능성의 원천 차단이다. 메디블록은 정부와 협력해 이런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의료 데이터 공유, 유통에 쓰도록 메디블록 코인도 만들었다. 이는 현재 국내외 거래소에서 유통된다.

메디블록 관계자는 “환자에게 기존보다 편리한 보험 청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물론 백신패스 등 실생활에 도움 되는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4호 (2021.04.14~2021.04.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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