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검사 받는 김태현.."어떤 결과든 형량 감경 없다"
'김태현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5)에 대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증) 검사가 사흘째 진행 중이다. 결과 도출에만 일주일이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 경찰은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검찰에 관련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이코패스 여부가 김태현의 처벌 수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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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4명, 김태현 사이코패스 여부 분석 중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한 지난 9일부터 그의 사이코패스 성향 분석을 시작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프로파일러 4명이 김태현에 대해 심층 면담한 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분석과 평가, 최종 결론을 종합하기까지는 통상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지난 6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프로파일러들과 면담했다.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는 ‘PCL-R’이라 불리는 체크리스트가 사용된다. 이 리스트는 사이코패스의 본성으로 알려진 죄책감·후회·공감 부족, 냉담함, 충동성, 무책임성 등을 판단하는 20개의 문항으로 구성됐다. 문항마다 ‘아니다’ 0점, ‘약간 그렇다’ 1점, ‘그렇다’ 2점을 기준으로 작성되며,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아동 성범죄자인 조두순은 29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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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성향 드러난 범행으로 중한 처벌”
경찰이 김태현의 사이코패스 분석 결과를 검찰에 제공키로 하면서 사이코패스 여부가 검찰의 구형과 법원의 선고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형사재판에서 판사들이 형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에는 별도의 사이코패스 항목이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의 재범 가능성과 반사회적 성향으로 드러나는 흉악 범죄를 고려했을 때, 사이코패스로 인한 감경 사유는 결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범한 변호사(법무법인YK)는 “대법원의 양형기준은 한정적인 사안들을 열거했을 뿐 판사가 양형을 내릴 때는 여러 사정을 참작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사이코패스는 재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원에서 전자발찌 착용 등의 보안처분을 내릴 때 사이코패스 여부를 고려하는 등 양형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인 ‘정서적 무감각’이 형벌의 가중요소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피해자에게 정서적으로 무감각하면 범행 수법이 굉장히 잔혹해지기 마련이고 피해자와의 합의도 어렵다”며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에 따라 형량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사이코패스인 피의자가 그 성향이 반영된 범행과 태도로 인해 더 중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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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와 무관하게 법정최고형 무리 없어”
그러나 김태현의 경우 사이코패스 여부가 그의 처벌 수위와는 무관하다는 견해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김태현의 범행 수법과 그 결과를 봤을 때 검찰의 구형과 법원의 선고는 살인죄의 법정최고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김태현에 대한 사이코패스 분석은 범행 동기와 재범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유사한 범행을 막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예방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형법 제250조에 따르면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이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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