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2021 재테크 포럼'..주식은 반도체·2차 전지, 부동산은 재개발

김기진, 반진욱 2021. 4.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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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는 국내 증시와 거시경제, 부동산, 해외 주식 시장 전문가를 초청해 향후 경제와 자산 시장을 전망하는 ‘2021 재테크 포럼’ 웨비나를 진행했다. 웨비나 영상은 4월 12일 매경이코노미 네이버 채널에 공개됐다. 연사로 나선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국내 증시),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거시경제),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부동산),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해외 증시)의 강연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상승세 지속 기대 국내 증시

▷백신·바이드노믹스 호재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은 10년 넘게 방송을 통해 주식 시장을 진단하고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해왔다. 지난해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본격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염블리’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염승환 부장은 당분간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본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확보와 접종에 속도를 내서다.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는 국가는 이스라엘.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4월 6일 기준 이스라엘에서 최소 한 번 백신을 맞은 사람 비율은 전체 인구의 61%다. 염 부장은 “이스라엘 백신 접종자 비율이 26%를 넘어서면서 확진자가 급감했다. 한때는 하루에 약 1200명까지 늘었으나 접종률이 60%를 넘어선 3월 말에는 하루에 39명까지 감소했다. 이스라엘 소비자 카드결제 데이터를 보면 예방접종률이 오르면서 호텔, 레스토랑, 레저 등 대면 서비스 부문 금액이 급격히 증가한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드노믹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경제 정책) 역시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며 한국이 같이 피해를 보는 형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중국을 견제하려는 기조를 이어가지만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와 협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이 국내 기업과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이익과 수출 전망 또한 국내 증시가 긍정적인 기류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뒷받침한다. 올해 국내 기업 이익 전망치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염 부장은 “금리, 정책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증시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국 실적이다. 자동차, 기계, 철강, 에너지, 화학 등 국내 대표 산업 이익 추정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평균 수출 금액도 증가세”라고 분석했다.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2차 전지, 콘텐츠를 꼽았다. 지난해 위기를 겪었지만 올해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업종에 예의 주시하라는 제언도 덧붙였다. 화장품, 의류 등이다. 철강과 방산 역시 상승 확률이 높은 산업으로 언급했다. 철강은 경기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이 생산량을 줄이고 있어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방산은 우주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거시경제 주요 변수는 백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낮아

김광석 경제연구실장은 거시경제 변화에 따른 재테크 전략을 설명했다. 김 실장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을 거친 거시경제 전문가다.

현재 거시경제 최대 관심사는 금리다. 경제 회복으로 금리가 오르면 유동성에 영향을 미쳐 자산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오기 때문. 김 실장은 금리가 당분간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경제성장률은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당장 세계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을 들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때 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내렸다. 이후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데 8년이 걸렸다. 김 실장은 “금리 인상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왔다는 뜻인데, 당장 선진국들조차 코로나19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오기 힘들다. 기준금리 인상은 당분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의 핵심 키워드로 ‘백신’을 꼽았다. 백신 접종으로 정상화되는 산업을 눈여겨보라는 제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여행·면세점 등 대면 서비스의 반등을 예상했다. 김 실장은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가 이미 100을 넘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이다. 소비자·기업인 등 경제 주체의 마음속에는 이제 코로나19가 없다. 보복 소비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다. 소비 심리가 돌아왔다는 뜻이다. 워낙 타격이 컸던 만큼 어마어마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중·장기까지 계속될지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구리를 비롯해 원유, 금속, 농산물 등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중·장기로 이어지는 ‘슈퍼사이클’로 연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경제 정상화 이슈로 인한 단기 급등일 가능성도 높다.”

친환경 산업 관련 투자를 고려하라는 설명도 덧붙인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쏟아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력 공급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 한다. 한국 역시 2030년까지 전력 공급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채울 계획이다. 전기차 확산도 힘을 보탠다. 미국은 전기차 숫자 의무판매 제도를 도입한다. 김 실장은 “자동차 100대를 미국에 수출하면 15대는 친환경차로 판매해야 한다. 미국 시장이 변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 생산을 늘려갈 확률이 높다. 관련 원자재·에너지 투자를 고려해봄직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에서는 ‘상업용 부동산’이 뜰 것이라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얼어붙었던 창업 열기가 다시 타오르고 이에 맞춰 상업용 부동산도 반등한다는 것. 김 실장은 “공실률이 바닥을 찍고 올라올 때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그때가 투자 시점이다. 백신 보급으로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 대략 6~7월부터 창업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때 상업용 부동산 시장 반등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경이코노미는 국내외 경제와 자산 시장을 전망하는 ‘2021 재테크 포럼’ 웨비나를 진행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영재 기자>
▶부동산은 예측보다 대응에 초점

▷절세 목적 재개발 투자 눈길

부동산 재야 고수로 유명한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선거 이후 이어질 정책 변화와 부동산 세금 제도 변동 그리고 공시지가 상승으로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인해 부동산 투자가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현 대표는 ‘절세 효과를 누리는 재개발 투자’ ‘노후도 완화를 위한 소규모 개발’ ‘예측 대신 대응이 더 중요한 한 해’를 부동산 투자 키워드로 꼽았다.

올해 정부는 아파트 공시지가를 대폭 올렸다. 이주현 대표는 “공시지가가 오르면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자연스레 세금을 아낄 수 있는 절세 투자로 시선이 쏠린다”면서 “결국 재개발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같은 20억원짜리라도 아파트는 상당한 보유세가 나오는 반면 재개발 입주권은 토지분 재산세만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노후 역시 재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의 30년 이상 노후 주택은 2015년 37만3416가구에서 2019년 55만1001가구로 17만7585가구(47.6%) 증가했다. 전국 대비 서울의 30년 이상 노후 주택 비율은 2015년 14%에서 2019년 16.7%로 올랐다. 전국 노후 주택 100가구 중 17가구가 서울에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노후 빌라가 서울 주택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노후도 완화를 위해 낡은 빌라를 개발하려는 압력이 커질 것이다. 소규모 구역 중심으로 재개발 붐이 일어나리라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재개발 압력이 커져도 모든 단지가 재개발에 성공하지는 않는다. 안전진단 통과하고 플래카드 걸릴 때는 좋지만 그 이후 과정도 녹록지 않다. 매물을 얼마나 오래 보유할지 고민해본 뒤 투자 계획을 짜야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 대표는 최근처럼 부동산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대응’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과거 부동산이 호황일 때는 ‘대팔대사(대충 팔고 대충 산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대출·세금 규제로 꽁꽁 묶인 현재는 섣부른 예측으로 투자하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 대표는 “시장 변화를 유심히 살피고 민감하게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해외 증시 키워드는 성장주·경기민감주

▷6~8월 조정장 올 수도

“단기적으로는 성장주, 중장기적으로는 경기민감주를 담아라. 국가로 보면 상반기에는 미국, 하반기에는 중국을 비롯한 미국 이외 나라를 예의 주시하라.”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진단이다.

상반기 미국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는 경기 부양책이다. 미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펼친다는 평을 받는다. 팬데믹 확산 이후 미국 정부가 직접 지원을 통해 지급한 금액은 4조6000억달러. GDP 대비 지원 금액은 22%로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은 3.4%에 불과하고 유럽 주요 국가도 10%대에 그친다. 미국은 백신 접종에도 속도가 붙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거주 인구 중 4월 7일까지 최소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약 1억1000만명. 전체 인구의 33.1%다. 신동준 센터장은 “정부 정책과 백신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통상 경제가 한 번 위기에 빠지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이번에는 2년이 채 되지 않아 위기 이전 추세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기업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달러가 강세를 띠며 미국을 제외한 국가 증시 흐름은 최근 상대적으로 상승 기류가 약하다. 하지만 3분기 중반 이후부터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 백신 보급에 힘입어 전반적인 상승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단 6~8월 사이에 한 차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 정부가 통화 정책 정상화 논의를 시작한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어서다. 신 센터장은 “미국 실업률은 2023년 상반기에 완전 고용 수준인 4%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뜻이다. 이보다 1년 전인 내년 상반기부터는 테이퍼링에 들어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통상 테이퍼링 시작 전 계획을 미리 알리는데 그 시점이 올해 6월 FOMC나 8월 잭슨홀 미팅이 될 수 있다. 테이퍼링 우려가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릴 수 있는데 이때가 올해 저점이 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 내 유망한 섹터로는 항공이나 유통 등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 실적이 개선되는 산업, 정부 인프라 투자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5G,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반도체 등을 언급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나 전기차 관련 기업, 로봇을 비롯해 산업을 자동화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제공하는 기업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4호 (2021.04.14~2021.04.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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