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진단키트' 실험 나선 吳..전문가 "동전 던지기 확률"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브리핑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를 활용해 노래방 등의 영업시간을 늘리는 '서울형 거리두기'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전날 서울시노래연습장협회 측에 '진단키트를 비치하는 데 대한 의견을 달라'고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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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식약처, 키트 도입 신속 승인 바란다"
오 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일률적인 '규제방역'이 아니라, 민생과 방역을 모두 지키는 '상생방역'으로 패러다임을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회의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해) 자가진단 키트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의 승인과 별도로 서울형 거리두기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식약처에서 이미 승인한 신속항원검사용 키트를 사용해, 검사자 본인이 코 앞쪽으로 검체를 직접 채취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범사업을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신속항원검사는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코속 깊숙이(비인두도말)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통해 서울시는 셀프검사와 의료진 검사의 민감도를 비교 평가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방역과 민생을 모두 잡기 위한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 수립에 착수했다"며 "이번 주말까지 매뉴얼을 마련하고 다음 주에는 시행 방법과 시행 시기 등에 대해 중대본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매뉴얼이) 마련된다고 바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행 시기와 방법에 대해 중대본과 협의를 해서 결론을 낸 상태에서 시행하더라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자가 진단 키트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취임 다음날인 지난 9일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에선 간부들에게 “일회용 진단키트의 장단점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오 시장은 당시 “노래연습장 등의 영업제한을 완화하고 일회용 진단키트를 비치해 음성이 나오면 이용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직접 구체적 활용사례를 제시했는데, 이 내용이 브리핑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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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협회 “영업제한 완화 해법 될 것”
서울시와 서울시노래연습장협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1일 협회 측에 전화를 걸어 '진단키트를 비치하고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의견을 물었다. 진단키트 가격을 개당 5000원으로 보고 시범사업 기간 업소에 무상제공 한다는 안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모든 노래방이 아닌 일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이같은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하필수 서울시노래연습장협회장은 “서울시의 제안은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는 해법”이라며 “회원들과 논의해봐야겠지만 서울시가 업계와 함께 해법을 찾으려 노력한다는 것에 우선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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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검토 가능'…전문가들 "신중해야"
서울시의 방침에 방역당국은 '검토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이날 윤태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정부 내에서도 이 부분을 계속 검토해 왔다"면서 "자가검사키트 적용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가검사키트와 관련해 (허가) 절차가 언제쯤 될지 등 그런 부분을 포함해 논의하고 있다. 허가가 이뤄지면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김남중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라고 배제하긴 어렵다"며 정확도에 한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속항원검사법은 유전자 증폭 검사 대비 민감도가 17.5%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동전 던지기로 확진 여부를 맞힐 확률이 더 높다고 할 정도”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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