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 최신원 회장 재판 檢 "증인 최대 87명"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재판이 오는 22일 본격 시작된다. 증인만 최대 87명에 이를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재판부는 첫 증인으로 박학준 전 SK텔레시스 부회장을 부르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2일 최 회장의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첫 공판기일과 출석할 증인을 확정했다. 22일 열릴 첫 공판기일에는 박 전 부회장을 비롯한 3명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2회 공판기일(29일)에도 증인 3명을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진술조서를 증거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 총 87명에 달하는 증인을 직접 법정에 불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다만 진술조서가 증거로 쓰이는 것에 변호인이 동의하는 인물에 대해선 진술조서에 대한 서면 증거조사만 진행하면 된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일부 동의를 해도 증인이 50~60명은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에 4명 정도 증인신문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어려우면 주 2회 재판이라도 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첫 공판준비기일에 “끌려갈 수 없는 사건”이라며 속도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도 최 회장 구속 만기인 9월 4일 이전에 1심 판결을 선고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재판부는 “복잡한 사건처럼 보이지만 공소사실 자체는 크게 복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 아니다”라며 재판이 길어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SKC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SK텔레시스 자금 164억원을 회계처리 없이 인출해 SK텔레시스에 대한 개인적인 유상증자 대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 가족과 친척 등을 회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230억원 넘는 급여를 타낸 혐의 등도 있다.

최 회장 측은 검찰이 일부 자료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직 혐의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오는 첫 공판기일에는 혐의에 대한 인정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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