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령자 접종 시작했지만..도쿄 배정물량 달랑 2000명분
日 정부 "5월부터 본격 접종, 6월까지 완료"
거북이 백신 접종 속 코로나19 감염자 급증
오사카 등에 3차 긴급사태 발령될 가능성도
일본에서 12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 36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유럽에서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접종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최소 39개 도도부현의 기초자치단체에서 고령자 백신 접종이 실시됐다. 접종 대상인 65세 이상 고령자는 3600만명으로 일본 인구의 30% 정도다. 일본 정부는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6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초 접종분으로 전국에 배송된 화이자 백신은 총 9만 7500만회분뿐이었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도쿄도(東京都), 가나가와(神奈川)현, 오사카부(大阪府)에 각각 3900회분, 여타 광역자치단체에는 각각 1950회분이 전달됐다. 도쿄 시민 2000명도 채 맞지 못하는 양이다.
이에 따라 접종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한 일부 지역에선 예약 전화가 마비되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TV아사히에 따르면 16만명의 고령자가 살고 있는 도쿄도 하치오지(八王子市)시에서는 신청 개시로부터 전화는 1시간 30분 만에, 인터넷은 30분 만에 준비된 분량의 예약이 모두 끝났다.
현재 일본은 유럽에 있는 화이자 공장으로부터 백신을 들여오고 있는데,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백신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물량 확보에 애를 먹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5월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고령자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백신 담당상은 "5~6월에는 매주 1000만 회분씩 화이자 백신이 들어올 예정이므로 속도가 날 것"이라며 6월까지 총 1억 회분(50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에선 지난 2월 17일부터 의료종사자(480만명)를 대상으로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4월 9일까지 총 159만 2512건의 접종이 실시됐으며 2회 접종을 마친 인원은 49만 819명이다. 의료종사자 중 2회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10% 정도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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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 한 달 만에 다시 긴급사태 선언?
이처럼 백신 접종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는 급증하고 있다. 일본 전국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수는 4일 연속 3000명대를 기록하다 11일에는 주말 검사 건수 감소로 2777명이 확인됐다.
오사카의 경우 5일부터 긴급사태 전 단계인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가 발령됐음에도 10일 918명의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왔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중점조치가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 발령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중점조치 하에서도 지자체장은 음식점 등에 영업시간 단축 등을 요청할 수 있지만, 영업 중단을 강제할 수는 없다.
오사카부와 효고(兵庫)현, 미야기(宮城)현에 이어 12일부터는 도쿄도와 교토(京都)부, 오키나와(沖縄)현에도 중점조치가 적용된다. 하지만 국민들의 방역 의식이 약화한 상황에서 긴급사태도 아닌 어중간한 조치로 효과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사히 신문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감염 확산을 막는 대책으로 중점조치는 "충분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은 29%에 그쳤고, 부정적인 평가는 61%에 달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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