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10개 추가"..36.6km 세계 최장 대전 트램, 거북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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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곳곳서 정거장 설치 요구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 정거장이 당초 계획보다 10개 정도 더 생길 전망이다. 지역 곳곳에서 정거장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어서다. 이에 따라 트램 속도는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27년 운행을 목표로 서대전역~정부청사~유성온천역~진잠~서대전역 사이 36.6㎞(본선 33.4㎞, 지선 3.2㎞)구간에 트램을 건설을 추진 중이다. 도심 순환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트램이다. 트램 사업비는 7492억원이며 정거장은 35곳에 만들 예정이다.
여기에 대전시는 변화한 도시 여건, 유동인구, 차량 흐름 등을 고려해 10개 안팎의 정거장을 더 만들 방침이다. 지역 국회의원과 주민들은 본선과 연결된 지선(支線)을 추가로 만들거나 기존 노선에 정거장을 더 건설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구 황운하 국회의원은 트램에서 제외된 지역의 지선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박병석(서구갑) 국회의장은 지난 4.15총선에서 도마네거리-변동네거리-용문역 구간(길이 3.3㎞) 지선 신설을 공약했다. 이상민(유성을) 국회의원은 전민·신성·구즉·관평동 구간지선 연결을, 박영순(대덕구) 국회의원은 대덕구 노선 연장(연축·회덕역 신설)을 주민에 약속했다.
이와 별도로 대덕구 주민들은 중리네거리-법동-읍내동-신대동-연축동-신탄진 경유 등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거장 한 곳 건설에는 약 3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며 “주민 요구 사항을 검토해 설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트램 지선 설치 여부는 정부와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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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장 10개 만들면 운행 시간 30분 연장"
정거장을 10개 정도 더 만들면 트램 정거장은 500~700m간격으로 놓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트램 속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전시가 예상하는 트램 표정 속도는 약 20㎞로, 시내버스(24.6㎞)보다 느리다. 표정 속도는 열차가 운행하는 구간 거리를 소요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거장이 늘면 속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철도 전문가 A씨는 “정거장이 10개 늘면 전체 운행 시간이 30분 더 연장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느린 트램이 거북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전체 구간 가운데 3분의 1 구간(12.2㎞)에는 전력 공급선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처럼 긴 구간을 배터리로만 달릴 수 있는 트램 기술은 사실상 전 세계에 없다”며 “일부 구간에는 전력 공급선을 설치해서 에너지를 공급받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올해 상반기 안에 가선 설치 구간을 결정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가선을 설치해도 경관이 훼손되지 않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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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 가선 설치구간 결정
시는 나머지 24.4㎞ 구간은 배터리 동력으로 트램을 움직일 계획이다. 배터리는 트램 지붕에 설치하며 무게는 3t 정도이다. 트램은 총 길이가 32m로 버스 5개 정도를 합쳐놓은 크기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 전문가는 “가선과 무가선을 혼용해 움직이는 해외 트램은 구간이 10㎞ 이내로 짧다”며 “대전처럼 긴 구간에 혼용 기술을 적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 트램 일부 구간은 시공 방식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전시는 테미고개 구간(약 1㎞) 구간은 터널로 건설해야 한다고 한다. 경사가 심해 트램이 이곳을 통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약 310억원의 건설비가 들 전망이다. 대전시는 “테미고개 터널 건설을 위해 정부와 계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2019년 1월 트램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면제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승인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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