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이란 '원화 자금' 해결 위해 관련국과 협력 강화"

김병기 2021. 4.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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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이란 제1부통령과 양자회담에서 밝혀..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 가동 합의

[김병기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에스학 자한기리(Eshaq Jahangiri) 이란 제1부통령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 국무총리실
 
이란을 방문 중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에스학 자한기리(Eshaq Jahangiri) 이란 제1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70억 달러(약 7조7000억원)와 관련, 유관국들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정 총리는 4월 11일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 도착해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정 총리의 공항 도착 환영식은 모함마드 에슬러미(Mohammad Eslami)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이 영접했다.

정 총리는 에스학 자한기리(Eshaq Jahangiri) 이란 제1부통령과 양자회담 및 만찬을 갖고,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및 상호 관심사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국무총리실은 전했다.

정 총리는 이날 양자회담에서 양국이 1962년 수교 이래 때로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꾸준히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언급하며, 내년 한-이란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양국관계의 한 단계 도약을 함께 준비해 나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국무총리실은 전했다.

정 총리는 특히, 44년 만의 국무총리 이란 방문이 양국관계 발전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자한기리 제1부통령의 방한도 초정했다.

이에, 자한기리 부통령은 정 총리의 방한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2017년 국회의장으로서 이란을 방문하는 등 이란과의 인연이 깊은 정 총리의 이란 방문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자한기리 부통령은 또 그동안 많은 한국기업들이 이란에 적극 진출하여 2012년에는 양자 교역규모가 170억불까지 이르렀음을 상기하며, 내년 수교 60주년 계기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언급하며, 이를 위해 한국 내 이란 원화자금 문제의 진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정 총리는 한국 내 이란 원화자금 관련하여 유관국들과 적극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고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표한 것으로 국무총리실은 전했다.

이날 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정 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는 이란의 핵 합의 관련 당사국 간 건설적인 대화의 진전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으며, 이란의 원화 자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가능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회담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양국 간 방역·보건 공조 강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대응 사령탑인 정 총리는 우리의 대응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한-이란 인도적 교역 워킹그룹을 통해 한국의 의약품, 의료기기 등 인도적 품목들의 수출을 더욱 활성화하여, 이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자한기리 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정 총리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정 총리와 자한기리 부통령은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등 제반 여건이 변화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한발 앞서 함께 준비해 가자는데 공감하고, 양국간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정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평화는 우리 선박의 안전과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이 큰 만큼, 동 해협 내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국무총리실은 전했다. 

회담 이후, 정 총리와 자한기리 부통령은 양국간 이루어진 회담 결과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정 총리는 방문 마지막 날인 4월 12일에는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Mohammad Bagher Qalibaf) 이란 국회의장 면담, 알리 라리자니(Ali Larijani)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 면담, 이란 진출기업 간담회 등의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한-이란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세균 총리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쌀럼! 하스테 나버쉬.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자한기리 부통령님, 다시 한번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한국 대표단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이란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천 년 전 한국의 고대 국가인 신라와 페르시아가 맺은 장구한 교류의 역사는 내년 수교 60주년을 바라보는 한국과 이란의 끈끈한 인연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2017년 국회의장으로서 이란을 방문했고, 오늘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다시 이란을 방문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저는 젊은 시절 20여 년간 종합무역상사에 재직하며 이란 등 여러 중동 국가들과 교역한 경험이 있습니다. 1970년대 이란은 한국에게 호람샤흐르 항만, 이스파한 정유공장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건설을 믿고 맡겼습니다. 한국의 기업인들은 전쟁 등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공사를 완수하였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양국의 신뢰와 협력관계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풍랑 속에서도 굳건히 이어온 한국과 이란의 우호 관계는 최근 다시금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루어진 오늘 저의 테헤란 방문은 양국 간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대한민국의 의지 표명임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저의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계속 이어져 양국관계 발전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늘 자한기리 부통령님의 방한을 초청하였습니다. 

최근 이란 핵 합의를 둘러싼 관계국 간의 대화가 건설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이란 관계의 재도약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것은 이란 국민과 한국 국민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오늘 저는 자한기리 부통령님과 한-이란 협력 증진 방안과 함께 양국의 관심 사안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가졌습니다.

우선, 양국은 현재 시점에서 추진 가능한 협력 분야를 점검하고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그간「한-이란 인도적 교역 워킹그룹」을 통해 진행해 온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인도적 교역이 확대되어 이란 국민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양국은 한국과 이란 국민 간의 우호 증진에 많은 기여를 하였으나 지금은 중단된 학술교류 사업, 직업훈련 및 의료분야 인적 교류 확대 등도 다시금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아울러, 향후 이란 핵 합의의 복원과 완전한 이행시, 양국 간 협력이 신속하고 전면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양국은 이미 2016년 공표한 포괄적 파트너십에 따라 건설 및 인프라 분야에서 371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협력 등 다수의 협력 사업을 논의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경제협력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경제협력 점검 협의체를 설치하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항행의 안전과 에너지 안보에 결정적인 만큼, 동 해협 내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정부는 이란의 핵 합의 관련 당사국 간 건설적인 대화의 진전을 측면 지원할 용의가 있으며, 이란의 원화 자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이란을 포함한 관련국과 가능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 합니다.

저는 이번 방문이 양국의 우호 관계와 양국 국민의 오랜 우정을 이어나가는 디딤돌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한국과 이란이 서로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도와나가는 파트너로서 서로 존중하며 함께 활기찬 미래로 전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자한기리 부통령님의 환대와 배려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메르씨, 호더허페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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