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 업무보고 1호는 부동산..주택공급부터 손댄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부터 서울시 각 실·본부·국별로 업무보고를 받기로 한 가운데, 부동산 관련 부서를 1순위로 택했다. 재건축·재개발 완화 등 주택 공급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사업 같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 사업은 축소 또는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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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주택공급 활성화’에 찍힌 방점
오세훈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부터 닷새간 진행되는 서울시 업무보고에 대해 “주택·안전 관련 실·국부터 보고를 하라는 게 오 시장의 지시”라고 말했다. 업무보고는 각 부서의 주요사업을 비롯해 오 시장이 내세웠던 공약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보고하는 자리다.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
첫날 업무보고엔 주택건축본부, 도시재생실 등 주택공급 관련 부서가 가장 먼저 참여한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재건축·재개발 정상화를 통해 민간 위주의 주택공급을 확대(5년간 18만5000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청년 월세지원 10배 확대, 장기전세주택 7만호 공급도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무보고 순서는 매년 그때그때 다르다. 이번에 오 시장이 주택 분야를 앞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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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18.5만호, 상생·모아주택 공급 논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둔 11일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서도 오 시장은 “시의회와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와 풀어야 할 일, 국회 법 개정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면서 한강 변 35층 높이규제, 주거지역 용적률 완화,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국토부) 안전진단 기준완화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공동주택) 공시가가 너무 급격히 상승하는 바람에 60가지 넘는 재산상 부담이 생겼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재산세 완화 위해 지방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을 종합하면 12일 업무보고에서는 오 시장의 부동산 공약인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통한 18만5000호 공급 방안 ▶서울시 주거지역 용적률 30~100%포인트상향 ▶제2종(중층) 일반주거지역 7층이하 규제 폐지 ▶상생주택(장기전세주택) 7만호 공급 ▶모아주택(500~3000㎡ 미만 소형재건축사업) 3만호 공급 ▶청년 월세지원 확대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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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수순 밟는 ‘박원순 정책’
반면 박원순 전 시장의 정책 중 일부는 보류·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제출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정책 공약 답변서’를 통해 "박 전 시장이 추진한 사업 229개 중 22개를 보류·폐기하겠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1백만 가구 태양광 미니발전소 설치 ▶도시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텃밭플렉스’ 조성 ▶시 예산 5% 시민숙의예산제 추진 등이 포함된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선 오 시장이 “벽화 그리기 사업은 가장 큰 실수이자 실패”라고 평가한 만큼 관련 부서의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 시장은 도시재생본부의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인허가를 담당하는 도시계획국과 주택국을 통합해 시장 직속 ‘주택도시본부’를 만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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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巨與) 국회 넘어야 하는 공약도
이번 업무보고 기간엔 중위소득 100% 이하(연 6000만원·4인가구 기준) 서울시민에게 안심소득을 지원하고,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공약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그간 서울시가 고시를 지연·보류하며 막고 있던 송파구 잠실5단지, 광진구 자양동, 강남구 압구정동 등에 대한 재건축 관련 행정절차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회의를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공약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택공급과 부동산 공약 중 일부는 거대 여당이 버티고 있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서울시와 국민의힘 부동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재산세·법인세 혜택 등이 전제된) 상생주택의 경우, 세제를 많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월 발의한 공시가 9억원 이하 1주택자 최대 50% 재산세 경감, 월세 세액공제율 2배 인상 등 ‘부동산 5법’과 겹치는 오 시장의 공약부터 지원사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허정원·성지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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