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커진 제주여행..돈은 7% 더 썼는데, 만족도 21% 떨어졌다
지난해 제주도를 방문한 한국인은 한 명당 여행 경비로 약 50만원을 지출했다. 4인 가족 기준 평균 200만원꼴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예년보다 여행 경비가 늘어났다. 반면에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가 8일 발표한 ‘2020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제주도를 방문한 한국인의 1인 평균 지출 경비는 50만6344원이었다. 2019년 46만9039원에 비해 7.95%(3만7305원) 늘었다.
개별 여행객의 지출 형태로 보면 식음료비(12만7999원 → 13만561원), 숙박비(7만9310원 → 11만5036원), 차량 렌트비(3만6148원 → 5만6240원)가 증가했다. 체류일수는 평균 4.17일로, 전년 대비 0.62일이 증가했다.
제주도 여행 경비가 늘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지난해 한국인 대부분이 해외여행을 포기했다. 해외여행 대체재로 제주도 여행을 선택하면서 체류 기간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경비도 증가했다. 제주관광공사는 “감염병 확산에 따라 질적 관광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경비 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안전하고 개별적인 여행을 하다 보니 경비도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반면에 제주도 여행 경비가 실제로 비싸다고 느꼈다는 답변도 많았다.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자. ‘교통수단(렌터카, 버스 등)’ ‘음식’ ‘친절’ ‘쇼핑’ ‘치안’ 등 전반적인 세부 항목의 만족도가 2019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행 경비(관광상품 가격, 관광지 물가 등) 만족도에 관한 항목이 5점 만점에 2.9점으로 2018년(3.7점)보다 21%나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제주 여행에서 불만족했거나 불편했던 점’을 묻는 항목에서 ‘물가가 비쌈’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 답변의 절반이 넘었다(54.9%). 여행자는 제주도가 비싼 여행지인 데다, 더 비싸진 여행지라고 느꼈다는 뜻이다.
제주한라대 문성종 관광경영과 교수는 “관광객이 밀집한 유명 관광지의 바가지요금이 문제다. 관광객이 분산되면 물가 문제는 자연히 사라질 것으로 본다. 제주도 차원에서 제주도 곳곳의 농산어촌을 활용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착한 가격을 정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실태 조사는 지난해 제주도를 방문한 한국인 34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중 80%가 2회 이상 제주도를 방문한 재방문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방문 의향은 5점 만점에 4.27점을 기록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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