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합리적 비판 수용 못하고 극성파에 휘둘리는 여당

2021. 4. 12.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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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병'이 다시 도진 모양이다.

당내에서 나오는 합리적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판을 제기한 쪽에 융단폭격을 가하며 입을 막으려는 행태 말이다.

그가 탈당하면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을 '내부 총질'로 규정하는 게 민주당의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그 이후 뭐 하나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여당이 환골탈태하려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정당문화부터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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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병’이 다시 도진 모양이다. 당내에서 나오는 합리적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비판을 제기한 쪽에 융단폭격을 가하며 입을 막으려는 행태 말이다. 너무 자주 봐 왔던 풍경이라 이젠 놀랍지도 않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5명은 지난 9일 4·7 재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성명을 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검찰개혁 과정의 피로감,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국민의 분노, 여권 인사들의 재산증식 등 내로남불, 2030세대에 대한 무관심 등이 패인이었다며 자성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는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패인이다. 여권의 중도 성향 인사들도 그간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강성 당원들과 친문계 의원은 오히려 성명을 낸 의원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원 게시판에는 ‘검찰 개혁한 사람 총질하라고 180석 만들어준 줄 아느냐’ ‘조국·추미애만큼 희생한 적도 없으면서 입만 나불거리지 말라’ 등의 비난 글이 잇따랐다. 강성 친문계 의원도 “우리 정체성을 부정하면 지지층 동지를 잃는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초선 의원들에게는 주말 사이에 비난성 문자폭탄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런 모습은 여당 소속이던 금태섭 전 의원을 쫓아내던 때 상황과 흡사하다. 당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금 전 의원은 강성 당원들의 비난에 시달린 뒤 지난해 총선 경선에서 탈락했고, 결국 10월에 탈당했다. 그가 탈당하면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을 ‘내부 총질’로 규정하는 게 민주당의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그 이후 뭐 하나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여당이 환골탈태하려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자유롭게 표출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정당문화부터 갖춰야 한다. 정반대 의견을 가진 야당이나 국민들도 끈질기게 설득하고 포용해야 하는 게 집권당의 역할이다. 그런데 당내 인사의 건전한 쓴소리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면 여당과 생각이 다른 국민은 아예 ‘적’으로 규정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런 편가르기 문화가 골수 지지층에는 어필할지 모르나 다수 국민들한테는 점점 더 여당에 등돌리게 하는 빌미가 될 것이다.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면 이런 경직된 문화부터 확 뜯어고쳐야 한다. 아울러 재보선에서 참패해도, 초선 의원들이 문자테러를 당해도 뒷전에서 침묵하고 있는 재선 이상 의원들도 반성해야 마땅하다. 당의 소통구조가 이렇게 경직된 것은 그들이 지금껏 내야 할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잘못된 일에도 눈감고 있었기 때문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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