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 접종 30세 미만 제외
국내 1차접종 14일 후 예방효과
AZ백신 92%, 화이자는 100%
정부가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으로 연기·보류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12일부터 재개한다. 다만 30세 미만 연령층은 접종에 따른 이득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AZ 백신을 맞히지 않기로 했다. 일부 연령층이 제외됨에 따라 정부의 백신 접종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져 11월 집단면역 목표 달성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1일 이 같은 AZ 백신 접종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접종시기를 연기한 특수교육·장애아보육 시설 종사자와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에 대한 접종을 시작한다. 접종이 보류됐던 요양병원·요양시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내 60세 미만도 다시 접종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이미 AZ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대상자 중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없는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2차 접종도 예정대로 추진한다. 30세 미만이라 하더라도 AZ 백신 1차 접종 후 희귀 혈전증이 없었다면 2차 접종도 동일한 AZ 백신을 맞아야 한다. 백신 ‘교차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 정부 방침에 따라서다. AZ 백신 1차 접종자 약 91만 명 가운데 30세 미만은 약 13만5000명이다.
추진단은 전문가 자문단,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이 같은 접종방안을 마련했다. 유럽의약품청(EMA)처럼 AZ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을 크게 상회하는 만큼 접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추진단의 설명이다.
AZ백신 이미 맞았다면, 30세 미만도 2차 접종
다만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희귀 혈전증과 같은 부작용에 대해서는 조기발견·치료를 위한 감시체계를 정밀하게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는 30세 미만은 AZ 백신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예방접종전문위원장인 최은화 서울대 의대 교수는 브리핑에서 “희귀 혈전증은 젊은 연령에서 더 흔히 발생하는 추세가 관찰된 반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 감염과 사망 위험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현저히 증가한다”며 “위험 대비 이득이 높지 않다고 평가된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도 30세 미만에게는 AZ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2분기 접종 대상자 가운데 AZ 백신을 맞는 사람은 65∼74세 어르신이 494만 명, 65세 미만이 238만 명 정도”라면서 “30세 미만은 64만 명 정도로, (65세 미만 접종 대상자 가운데) 27%가 제외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AZ 백신 접종에서 밀린 30세 미만 대상자에게 대체 접종할 백신이 없다는 점이다. 당초 2분기 AZ 백신 접종 대상자 770만 명 중 약 8%(64만 명)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대체 접종하기엔 현재 물량이 모자란 상황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3월 말 들어온 100만 회분을 포함해 2분기 도입이 확정된 화이자 백신은 총 729만7000회분이다. 하지만 75세 이상 노인 등 2분기 화이자 접종 대상은 총 379만8000명으로 총 759만6000회분의 백신이 필요하다. 이들에 대한 접종을 마치기에도 물량이 부족하다.
백신 접종 스케줄도 꼬였다. 정부는 접종 속도를 높이려 지난 2일 초등학교 1·2학년 교사의 접종 시기를 5월로 한 달 앞당기는 등의 2분기 시행계획을 보완했다. 하지만 30세 미만이 제외돼 2분기 접종계획을 다시 손봐야 한다. 특히 AZ 백신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질 수 있어 이의 해소에도 역점을 둬야 할 처지다.
정 추진단장은 “2분기 접종계획 대상자 중 30세 미만은 AZ 백신을 접종하기 어려운 만큼 2분기 접종계획을 다시 보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0세 미만 백신 접종을 아예 3분기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0세 미만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치명타가 거의 없는 연령”이라며 “가뜩이나 모자란 2분기 화이자 물량을 대체하기보다 3분기로 미루는 게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대체할 백신이 없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이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며 “화이자, 모더나 추가 물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이 1분기에 1회 접종을 마친 76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효과가 AZ 백신은 85.9%, 화이자 백신은 91.7%로 각각 나타났다. 백신 접종 후 14일이 지난 시점에서 확인한 효과는 AZ 백신이 92.2%, 화이자 백신은 100%였다.
김민욱·이우림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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