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 논란 김원웅 광복회장, 광복회원에 멱살 잡혔다
임정 기념식서 "광복회 명예 실추"
김씨 집안, 일가족 7명이 애국지사
11일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도중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회원에게 멱살을 잡히는 소동이 일어났다.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기념식이 끝날 무렵 국립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이런 일이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공연을 관람하던 김 회장에게 김임용 광복회원이 다가가 멱살을 잡고 수차례 김 회장의 몸을 흔들었다”며 “옆에 앉아 있던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이 말려 상황이 끝났다”고 말했다.
김임용 회원은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당헌(棠軒)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다. 당헌 선생뿐 아니라 부인 노영재 지사와 아들 김덕목 지사, 큰딸(김효숙 지사)과 작은딸(김정숙 지사), 큰 사위(송면수 전 국방부 초대 정훈국장)와 작은 사위(고시복 전 육군 준장) 등 일가족 7명이 모두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집안이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 배경으로 사용된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에 걸려 있던 태극기는 노영재 지사가 직접 만든 것이다.
김임용 회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회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울화통이 터져 참을 수가 없었다”며 “오늘은 특히 임정 행사여서 이건 안 되겠다 싶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광복회는 관변 데모를 할 때도 안 나서고 중립을 지켰는데 그 사람(김 회장)이 오면서 편향적으로 변질돼 광복회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했다. 그는 또 “(김 회장 측이) 형사 고발을 하더라도 각오하고 한 일”이라며 “내 몸에는 독립애국지사의 피가 흐른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피가 흐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복회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에는 일부 회원들이 광복회의 김 회장 집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날 김 회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화난 회원들이 김 회장의 명패를 부쉈다고 한다.
그간 광복회 내에선 김 회장의 정치적인 발언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10월엔 광복회 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100여명으로 구성된 ‘광복회 개혁모임’이 김 회장 부모의 독립운동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 게시판에 진위 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개혁모임의 한 관계자는 “김임용 회원 역시 개혁모임 멤버”라면서 “그동안 김 회장의 독단적인 활동으로 광복회 명예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강하게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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