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찾는 아이들, 미래를 묻는다면..

정진용 2021. 4. 11. 19: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운구차가 고등학교 운동장을 빙 돌았다.

'2007년 대구시 기능경기대회'를 위해 훈련 중이었다.

한 퇴직 교사는 "아이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되는 현장을 교육부는 모른 체 했다"며 "교육부가 아니라 고용노동부"라고 꼬집었다.

김경엽 전교조 직업교육위원장은 "사회는 아이들을 품지 못했다. 이런 환경을 유지해왔다는 생각에 어른으로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을 흐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어나가도
현장실습 재개
사회적 차별 계속 돼도
국회·교육계 제도적 개선 은 '감감'
게티이미지


운구차가 고등학교 운동장을 빙 돌았다. 2학년 황모군(당시 18세)의 작별 인사다. 황군은 학교 실습실에서 폭발한 압축기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2007년 대구시 기능경기대회’를 위해 훈련 중이었다. 할머니와 살았던 황군을 기억하는 이는 적었다. 수소문해 찾아낸 이름 석 자는 고(故) 황준혁.

그 뒤로도 수많은 직업계고 학생이 죽거나 다쳤다. 이들을 위한 안전망은 허술하다. 정부는 학생이 숨질 때마다 제도를 손질했다. 교육부는 조기 취업 형태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했다. 교육청 평가 지표에서 취업률을 빼겠다고 했다. 현장실습은 1년 만에 부활했다. 취업률 역시 3년 내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원점이었다.

‘인문숭상 기술천시’ 인식의 뿌리는 깊고 단단했다. 대구 달서공고 김홍래 교사는 “모든 노동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현실은 다르다. 기술직을 천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그대로”라고 토로했다. 직업계고 출신 권영국 변호사는 “우리 사회는 현장에서 기계를 만지고 몸을 움직이는 노동을 깔본다. 사무직을 기술직보다 우대하는 학벌주의가 서글프다”고 말했다.


국회라고 다르지 않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한 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쿠키뉴스와 전교조 직업교육위원회는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률은 10%(33명)를 겨우 넘겼다. ‘직업계고 학생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국회의원들은 ‘차별 인식’(57.6%)을 꼽았다.

몇십 년째 제자리다. 성과가 최우선인 직업교육 정책. 큰 바위는 사람이 죽어도 꿈쩍 않는다. 교사도 현실이 분통스럽다. 한 퇴직 교사는 “아이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취급되는 현장을 교육부는 모른 체 했다”며 “교육부가 아니라 고용노동부”라고 꼬집었다. 김경엽 전교조 직업교육위원장은 “사회는 아이들을 품지 못했다. 이런 환경을 유지해왔다는 생각에 어른으로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을 흐렸다.

정진용 쿠키뉴스 기자 jjy4791@kukinews.com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