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까지 신념 안바뀌면 벽창호" 유시민 말에 흥분한 친문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 (2018년 10월 15일)
“신념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기 바란다. 신념 자체도 달라지는 가변적인 것이다” (2021년 3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에서 참패를 하고 난 뒤 친문 유튜브 방송들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유 이사장이 지난달 31일 교보문고의 유튜브 채널에서 “신념은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 때문이다.
‘신념을 무조건 잘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냐’는 독자의 질문에 유 이사장은 “한결같은 것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구체적인 생각을 안 바꾸고 환갑이 지난 때까지 그대로 갖고 있으면 일관성이 있는 게 아니고 벽창호”라고 답했다. 그는 “신념에도 층위가 있는데 구체적인 생각들은 정보, 경험, 세상의 조건이 바뀌고, 관계 맺는 사람들이 달라지면 일정 부분 변경이 불가피하다”면서 “달라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주저앉은 가운데, 친문 진영 일각에선 유 이사장의 이런 발언을 정계 복귀설로 해석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25만명의 구독자가 있는 한 친문 유튜버는 “그가 복귀한다면 여권 세력에겐 천군만마가 생기는 것”이라며 “부디 다시 복귀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댓글에서도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항할 친문 후보는 유시민뿐”이란 내용이 이어졌다.
다만 노무현재단 측은 “유 이사장이 정치를 안 하겠다는 뜻은 확고하다”며 정계 복귀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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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뒤로 밀리는 정세균의 시간
이처럼 재·보선 참패는 민주당 차기 레이스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여의도 복귀 시점은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지지율 2~3%대에 갇혀 갈 길이 바쁜 가운데 정 총리는 11일 이란으로 출국했다. 이란 정부가 석 달 넘게 억류했던 한국케미호와 선장을 석방하자 양국 협력을 위해 순방에 나선 것이다. 원래 13일에 귀국하면 총리직 사의를 밝히려고 했으나 여야가 19~21일 대정부 질문을 잡는 바람에 그 이후에야 총리직을 내려놓을 전망이다.
정 총리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재·보선에서 여당이 선전했으면 대선 메시지를 내면서 출마 선언 효과를 볼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전면에 나서기 어렵다”며 “코로나 방역도 현재로선 백신문제 때문에 성과를 내세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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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무리한 ‘울산 사건’ 기획 책임자는 윤석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0일에도 페이스북 정치를 이어갔다. 임 전 실장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페이스북에서 “무리하게 임종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는데 혐의를 찾지 못했다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 마땅한 순리”라며 “검찰이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기소한 건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울산 사건은 명백히 의도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며, 그 책임 당사자는 윤석열 전 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주변에서 민주당 정부 재신임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를 해 와 임 전 실장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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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민심과 당심 이만큼 떨어져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지원을 했던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격차가 크게 질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민심과 당심(黨心)이 이만큼 떨어져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이튿날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치의 본질은 내 이웃의 아픔을 해결하는 것”이라면서 “저부터 민심의 바다로 들어가서 다시 민주당이란 배를 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선거 유세를 다녀보니 민심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불안함에 있었다”면서 “모두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그물형 사다리를 어떻게 만들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 경청하겠다”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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