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치솟는 입구 앞 차량들..알려야겠단 생각만"[인터뷰]

박은주 2021. 4. 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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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어요. 힘껏 소리부터 질렀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에 거주하는 박성래(37)씨가 지난 10일 인근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와 관련해 11일 통화에서 한 말이다.

박씨는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려던 차들은 불을 전혀 볼 수 없는 위치였다"며 "상가 안 사람들도 화재 사실을 모르는 듯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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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목격자 박성래씨
주차장 진입하려던 차량들에 화재 알려..주변 시민들도 대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건물 주차장 입구 쪽에 불이 번지고 있다. 오른쪽은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에 화재 상황을 알리는 박성래씨. 모두 박씨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박씨 제공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어요. 힘껏 소리부터 질렀죠.”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에 거주하는 박성래(37)씨가 지난 10일 인근에서 발생한 주상복합건물 화재와 관련해 11일 통화에서 한 말이다. 박씨는 당시 건물 주차장 입구 쪽에서 번지고 있던 불을 목격하고 주변에 화재 사실을 알려 더 큰 인명피해를 막았다. 주차장에 진입하려는 차들을 본 순간 외면할 수 없었다는 박씨는 “사람들에게 알리고 빨리 빠져나갈 생각뿐이었다”며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10일 오후 4시30분쯤 다산동 소재 대형 주상복합건물의 지하주차장에서 빠져나오다가 반대편 주차장 입구 쪽에서 거센 불길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건물 안에 있던 대형 마트에서 아내와 장을 보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아내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불을 목격했다는 그는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완전 혼이 빠졌었다”며 “재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홀로 현장을 빠져나가는 대신 한쪽에 차를 세우고 주변에 화재 사실을 알렸다. 그는 차량 밖으로 나와 후진하라는 손짓을 하며 “불났어요”라고 크게 외쳤다. 박씨 덕분에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던 차들은 경적을 울려 위험 상황을 공유했고, 1층 상가에 있던 사람들도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박씨는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려던 차들은 불을 전혀 볼 수 없는 위치였다”며 “상가 안 사람들도 화재 사실을 모르는 듯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안 들었다”면서 “불이 났다고 소리치자 대기하고 있던 차량들이 다 같이 경적을 울리고 시민들도 뛰어나왔다”고 덧붙였다.

대피하는 시민들. 박씨 제공


박씨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하는 운전자들의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모두 질서를 지키면서 차차 빠져나가려 하는 모습이었다”며 “한 운전자분은 밖으로 나와 뒤쪽 차들에 상황을 알린 뒤에야 다시 차에 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모두 박씨의 차량 블랙박스에 담겼다. 그가 블박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에는 박씨와 시민들의 침착한 대처를 칭찬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건물을 빠져나오며 룸미러로 본 검은 연기에 아찔했다는 그는 추후 사망자가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크게 안도했다고 한다. 박씨는 “기적 같았다. 정말 감사했다”면서 “혹시라도 인명피해가 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모두 차분히 대처해서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주민 등 41명이 연기를 마시고 그 중 일부가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다만 긴급 대피한 주민 81명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학교 강당과 마을회관 등 4개 시설에서 밤을 보냈다.

불은 1층에 있는 중식당 주방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1층 상가와 필로티 주차장, 2층 상가 등으로 옮겨붙었다. 소방당국은 오후 11시30분쯤 큰 불길을 잡고, 자정을 넘겨 11일 오전 2시37분 진화를 완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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