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올바른 눈 갖고싶다" 변요한, 연기에 美친 시간

조연경 2021. 4. 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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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년만의 스크린 복귀, 인생작·인생캐릭터로 돌아온 변요한이다. 심신의 안정을 위해 가졌던 공백기는 명약이 된 셈. 대표 필모그래피를 또 한 줄 채우게 만든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에서 변요한은 조선의 어부 창대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녔다. 뜨거움에 울컥하고 감사함에 눈물을 흘리게 만든 배움의 시간이자 작품은 변요한을 또 한번 성장하게 만드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했다.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청년 어부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한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에 이름은 명확하게 적시돼 있지만 실제로 어떤 인물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 빈틈의 길을 이준익 감독과 변요한이 함께 완성했다. 창대의 모든 것을 습득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변요한은 특히 창대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온 정신을 쏟았다. 시대를 넘어 '청춘'을 대변할만한 창대이기에 더 잘해내고 싶었다는 변요한. 흑백영상 속 저만의 색으로 빛나는 창대는 그냥 탄생한게 아니다.

창대에게 물고기가 업이었다면, 변요한에게는 연기가 업이다. 여전히 목마르고, 끝없는 고민을 샘솟게 한다. 이준익 감독은 "포텐 터졌다"는 극찬도 아끼지 않았지만, 단순한 표현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대변하며 희로애락을 느끼게 만드는 연기의 무게감을 변요한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깊이 체감하고 있다. 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연기에 투영시키고 싶다는 욕심. "해야 할 고민이라면 즐겁게 하고 싶다"는 변요한이 기꺼이 즐겨낼 연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이준익 감독은 "포텐 터졌다"는 극찬도 했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나에겐 제일 기쁜 말이다. 하하. 감독님은 객관적인 눈과 주관적인 눈이 분명히 있으실 것이다. 때문에 결과물로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로서 그것만큼 기쁜 칭찬이 없다. 사실 감독님이 다 하신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냥 상상력과 몸땡이와, 그런 것들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움직였을 뿐이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활동 중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알게 모르게 조금은 지쳤던 것 같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보냈고 '미스터 션샤인'으로 복귀 후 '자산어보'를 비롯해 여러 영화를 촬영했다. '자산어보'는 그런 나에게 마법같은 작품이다. '자산어보'를 찍고 실질적으로 내 삶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고, 스스로 노력하려는 부분들도 있다. 많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더 커졌다. 그게 배우가 가장 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변요한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되는 것 같다. "멀었다. 연기는 늘 목마르다. '연기' 딱 두 글자지만, 그것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대변할 수 있고 아픔·기쁨 등 희로애락을 느낄 수도 있다. 그것을 내가 어디까지 담을 수 있는지, 스스로의 그릇을 체크하는 순간이 많은 것 같다. 누군가는 '편하게, 쉬엄쉬엄해라'라고 말하지만 나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어차피 해야하는 고민이라면 조금 더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배우라는 '업'은 어떤가. "아주 과거에는 '여보세요'라는 말 조차 쉽게 하기 힘들 정도로 말을 더듬게 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러다 중학교 때 처음 연극을 접했고, 그 때부터 한번도 배우라는 꿈이 변한 적은 없다. 부모님은 다른 꿈이 있으셨지만.(웃음) 잘 살면서, 많은 좋은 경험들을 하면서 올바른 눈을 갖고 싶다. 말은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 여전히 큰 고민이다."

-최근 가장 큰 기쁨을 느꼈던 순간은. "'강아지 교육 잘 시켰다'는 말을 들을 때. 하하. 우리 강아지 이름이 복자인데, 쉴 때도 복자와 거의 매일을 함께 했다. 복자를 통해 배우고 느낀 것도 많다. 모든 것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연기에 녹여내고 싶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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