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갈라보니 플라스틱..이니스프리 '소비자 기만' 논란

김남명 2021. 4. 1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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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이니스프리에서 산 '종이 보틀' 세럼을 다 써서 한번 갈라봤더니 플라스틱병이 들어있네요."

화장품 업체 이니스프리가 종이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제작한 용기라고 홍보한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용기로 만든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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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그린티 씨드 세럼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페이스북 '플라스틱 없어도 잘 산다' 페이지 캡처

“작년 여름 이니스프리에서 산 ‘종이 보틀’ 세럼을 다 써서 한번 갈라봤더니 플라스틱병이 들어있네요.”

화장품 업체 이니스프리가 종이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제작한 용기라고 홍보한 ‘페이퍼 보틀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용기로 만든 사실이 확인됐다. 친환경 패키지라고 홍보한 만큼,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기만을 당했다며 공분하고 있다.

지난 6일 페이스북 ‘플라스틱 없어도 잘 산다’ 페이지에는 “이니스프리 종이 보틀 상품을 뜯어 보니 플라스틱 용기가 나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이니스프리가 친환경 패키지 제품이라고 적극 판촉을 하기에 이 제품을 샀다”며 “다 쓰고 나서 안쪽이 궁금해 갈라 보니 떡하니 플라스틱병이 들어있었다”고 폭로했다.

박모씨는 해당 제품을 소비자 고발센터에 접수했다며 “이런 사기성 짙은 제품인 줄 알았다면 안 샀을 거다. 소비자 기만이자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종이 보틀’이 종이 용기를 썼다며 친환경 제품으로 홍보됐지만 실상 종이 용기 내부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덧대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니스프리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을 한 것 아니냐는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그린워싱은 ‘green’과 ‘white washing(세탁)’의 합성어로, 기업들이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이 제품 겉면에는 ‘Hello, I’m Paper Bottle(안녕, 나는 종이 용기야)’이라고 적혀 있다. 종이 용기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친환경적인 면모를 부각한 것. 이뿐만 아니라 이니스프리는 온라인몰을 통해 최근까지 160㎖ 대용량 제품을 사면 ‘친환경 크로스백’을 주는 친환경 마케팅을 이어왔다. 이에 소비자들은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점이 피부로 와닿는 이니스프리” “환경을 생각하는 방향성과 취지가 좋아서 또 이용하고 싶다” “일회용품을 하나도 안 쓸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 중이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이니스프리 홈페이지 캡처

논란이 커지자 이니스프리 측은 용기 바깥을 싸고 있는 종이 라벨 역할을 보다 쉽게 설명하고자 ‘페이퍼 보틀’이라고 표기했다”며 “패키지 박스와 홈페이지 상세 페이지에 기획 의도와 분리배출 방법을 상세히 표기해 안내하고자 노력했지만, 제품 네이밍으로 인해 용기 전체가 종이 재질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 고객님께 보다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혼란을 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제조 시 사용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무색 PE 재질 내용기를 사용하고 겉면에 종이 라벨을 씌운 플라스틱 저감 제품이다. 기존 제품 대비 플라스틱 51.8%를 절감해 만들었다”며 “앞으로 제품 제조와 판매 전 과정에서 고객 기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브랜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니스프리 측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종이랑 플라스틱을 같이 쓰면 이중으로 쓰레기를 더 만든 것 아니냐” “종이 용기라고 마케팅하려면 진짜 종이로 만들었어야지” “종이 용기라고 홍보하는데 저걸 누가 일일이 분리해서 버리겠냐”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업체를 비판하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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