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野 '文정부의 독재' 주장, 이책 읽고 이해하게 됐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읽고, 야당이 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독재' '민주주의 위기'라고 말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9일 도서 비평 콘텐트를 표방하는 유튜브 '알릴레오 북스'에 출연해 미국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인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이 공동으로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ies Die)』를 소개했다.
그는 "야당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독재다'란 말을 하는데, 어떤 가치관과 판단 기준으로 지금 한국 정부(문재인 정부)를 독재라고 하거나,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하는지 이해하는 데 약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책의 입장이 그런 건 아닌데, 책을 읽다 보면 그분(야당)들이 어떤 맥락에서 그 얘기를 하는 거구나…, 국민의힘을 이해하는데 무척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언뜻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후 유 이사장은 책을 소개하며 야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그는 책에 나온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부분에 공감을 표했다.
유 이사장은 "정치세력들이 서로 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유권자의 호감을 위해 다툰다"며 "시장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기업들이 경쟁하는 것처럼 정당들은 지지율과 득표율을 올리기 위해 싸우는 것이고, 싸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싸움을 통해 우리 편을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것을 넘어서 (상대편을) '없애버려야 해'라고 생각하는 순간 말살의 대상, 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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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개XX 해보라' 요구는 폭력적"
이어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상대방을 말살할 수 있는 것(방법)이 북한하고 연관시키는 것"이라며 "분단 상황이 지속하는 한 우리나라는 '우파 포퓰리즘'이 없어질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저도 북한이 사회주의를 표방한 왕조국가라고 생각하고 막다른 골목에 있는 사라져야할 체제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그런데 (이와 별개로) '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김아무개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대해 개XX라고 해봐'라고 요구하는 것은 폭력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지난 2018년 1월 미국에서 출판됐으며 같은 해 10월 국내에도 번역돼 소개됐다. 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전통적 민주주의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한 뒤 이 책을 쓰게 됐다. 이들은 투표를 통해 선출된 권력자가 독재자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하며, 법의 테두리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사례를 설명한다.
한편 야권은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권력기관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임대차 3법 추진 ▶고위공직자 임명 등 각종 사안을 야당의 반발에도 강행한다며 "독재"라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했던 보수집회 연설과 관련한 질문에 "이 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가 갈라치기, 반통합·분열의 정치라고 지금도 굳게 생각한다"며 "그게 독재자가 아닌가"라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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