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F-16 타본뒤 "이거다"…결국 조종간 잡은 김병만 솔로비행

강혜란 2021. 4. 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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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최초 사업용 조종사 자격 취득
조종간에 앉은 비행 영상, 본지에 공개


지난 1일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항공조종사 유니폼 차림으로 포즈를 취한 개그맨 김병만. 어깨의 세줄짜리 견장은 사업용 조종사 자격증(CPL) 보유자란 의미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촬영도 못 가고 갑자기 시간이 멈춘 느낌이었어요. 연예인은 멈춰 있을 때 스트레스를 더 받거든요. 그걸 극복하게 해준 게 비행기 같아요.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조종하고 있으면 기분이…. 막연한 도전이 아니라 저만의 탤런트를 또 하나 만든 거죠.”

최근 국내 연예인 최초로 사업용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CPL)을 딴 개그맨 김병만의 말이다. 그는 지난 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CPL 취득 사실을 공개하면서 “CPL은 싱글‧멀티 엔진이 있는데, 앞으로 10시간 교육만 받으면 멀티엔진도 조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PL은 돈을 받고 상업적 비행을 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1인승 비행기에 화물을 태워 조종 가능하다. 김병만은 “기상이 안 좋을 때도 운항 가능한 계기한정증명(IFR)도 이미 땄다”면서 “법적 비행시간(1500시간 이상)만 채우면 민항기 조종사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BS 리얼 버라이어티 ‘정글의 법칙’으로 지구촌 오지를 누벼온 그가 ‘파일럿’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된 건 2015년 공군홍보대사를 하면서다. F16 전투기 탑승의 짜릿한 체험에 “와, 이거다! 스카이다이빙보다 이거다!” 싶었단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건 2017년 촬영 중 부상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을 때였다. 경량급‧자가용‧사업용 면장(항공분야 자격증)에다 무선통신사 자격증까지 따려니 시험 과목이 총 9개나 됐다. 김병만은 “처음엔 1시간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나중엔 하루 10시간씩 공부했다”면서 “필기시험만 총 31번 치른 끝에 붙었다”고 털어놨다.

항공조종사 유니폼을 입고 마치 하늘을 나는 듯한 포즈를 취한 개그맨 김병만.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직도 그는 첫 솔로비행의 순간을 세세하게 기억한다. 2019년 2월 28일 전남 무안공항이었다. 비행 이수 28시간 만에 처음으로 조종간에 혼자 앉았다. “처음으로 무서웠다. 다시 돌려서 갈까? 내가 이륙 안 하면 돌아갈 수 있는데….” 하지만 엔진은 힘차게 돌았고 비행기는 삽시간에 하늘로 치솟았다. “딱 뜬 순간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됐다. 이젠 내가 랜딩해야 된다!” 그렇게 30분을 돌고 다시 공항에 착륙했을 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비행 이수 54시간 만에 첫 솔로 크로스컨트리(무안~여수공항 왕복)를 했고 그해 5월 29일 자가용 비행기 최종실기평가를 통과했다. 이후 총 200시간 의무 비행을 거쳐 올 3월 19일 CPL 면장을 땄다.

“언젠가 항공 회사에 부업으로 취업해서 여수 밤바다 보러 가고 제주 물회 먹으러 가는 프로그램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꼭 해보고 싶은 건, 다른 조종사 태우고 제가 몰고 올라간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해서 뛰어내리는 것. 자꾸 하고 싶은 게 생겨요. 꿈은 안 끝나는 것 같아요. 죽어야 끝나는 것 같아요.” 그가 중앙일보에 독점 공개한 자신의 ‘비행 영상’을 통해 ‘파일럿 김병만’의 설렘과 환희를 만나보자.


취재‧글=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영상=여운하‧김은지‧이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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