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F-16 타본뒤 "이거다"…결국 조종간 잡은 김병만 솔로비행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조종간에 앉은 비행 영상, 본지에 공개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촬영도 못 가고 갑자기 시간이 멈춘 느낌이었어요. 연예인은 멈춰 있을 때 스트레스를 더 받거든요. 그걸 극복하게 해준 게 비행기 같아요.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조종하고 있으면 기분이…. 막연한 도전이 아니라 저만의 탤런트를 또 하나 만든 거죠.”
최근 국내 연예인 최초로 사업용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CPL)을 딴 개그맨 김병만의 말이다. 그는 지난 1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CPL 취득 사실을 공개하면서 “CPL은 싱글‧멀티 엔진이 있는데, 앞으로 10시간 교육만 받으면 멀티엔진도 조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PL은 돈을 받고 상업적 비행을 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1인승 비행기에 화물을 태워 조종 가능하다. 김병만은 “기상이 안 좋을 때도 운항 가능한 계기한정증명(IFR)도 이미 땄다”면서 “법적 비행시간(1500시간 이상)만 채우면 민항기 조종사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BS 리얼 버라이어티 ‘정글의 법칙’으로 지구촌 오지를 누벼온 그가 ‘파일럿’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된 건 2015년 공군홍보대사를 하면서다. F16 전투기 탑승의 짜릿한 체험에 “와, 이거다! 스카이다이빙보다 이거다!” 싶었단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건 2017년 촬영 중 부상으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을 때였다. 경량급‧자가용‧사업용 면장(항공분야 자격증)에다 무선통신사 자격증까지 따려니 시험 과목이 총 9개나 됐다. 김병만은 “처음엔 1시간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나중엔 하루 10시간씩 공부했다”면서 “필기시험만 총 31번 치른 끝에 붙었다”고 털어놨다.
아직도 그는 첫 솔로비행의 순간을 세세하게 기억한다. 2019년 2월 28일 전남 무안공항이었다. 비행 이수 28시간 만에 처음으로 조종간에 혼자 앉았다. “처음으로 무서웠다. 다시 돌려서 갈까? 내가 이륙 안 하면 돌아갈 수 있는데….” 하지만 엔진은 힘차게 돌았고 비행기는 삽시간에 하늘로 치솟았다. “딱 뜬 순간 고도의 집중력이 발휘됐다. 이젠 내가 랜딩해야 된다!” 그렇게 30분을 돌고 다시 공항에 착륙했을 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비행 이수 54시간 만에 첫 솔로 크로스컨트리(무안~여수공항 왕복)를 했고 그해 5월 29일 자가용 비행기 최종실기평가를 통과했다. 이후 총 200시간 의무 비행을 거쳐 올 3월 19일 CPL 면장을 땄다.
“언젠가 항공 회사에 부업으로 취업해서 여수 밤바다 보러 가고 제주 물회 먹으러 가는 프로그램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꼭 해보고 싶은 건, 다른 조종사 태우고 제가 몰고 올라간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해서 뛰어내리는 것. 자꾸 하고 싶은 게 생겨요. 꿈은 안 끝나는 것 같아요. 죽어야 끝나는 것 같아요.” 그가 중앙일보에 독점 공개한 자신의 ‘비행 영상’을 통해 ‘파일럿 김병만’의 설렘과 환희를 만나보자.
취재‧글=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영상=여운하‧김은지‧이경은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남 '일타강사'에 흉기 위협 男…도주 몇시간 뒤 숨진채 발견 | 중앙일보
- “이걸요? 제가요? 왜요?”…부장님 울린 Z세대의 항변 | 중앙일보
- '삼풍 참사'로 딸 셋 잃고 세운 장학재단…정광진 변호사 별세 | 중앙일보
- 70대 몰던 승용차 인도 돌진…중학생 이어 고교생도 숨졌다 | 중앙일보
- "싫다는데 낙태 강요하더니…수술 한달후 파혼 통보한 예비시댁" | 중앙일보
- "한두개만 먹으면 배 찬다"…북한 주민 홀린 '사자머리 고추밥' | 중앙일보
- 내 집에 웬 남자가 30분간 7번 들락날락…홈캠 설치한 여성 깜짝 | 중앙일보
- "역대급 수영복 표지" 82세 최고령 여성 모델의 정체 | 중앙일보
- 가슴 납작, 사타구니 불룩…아디다스 성소수자 수영복 발칵 | 중앙일보
- 안드로이드 인수 기회 또 오면? 삼성 사장단에 다시 물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