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격 앞둔 '광속 SUV'..테슬라 모델 Y 타보니 [배성재의 Fact-tory]

배성재 2021. 4.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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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Y 롱레인지 150km 시승기
몸이 뒤로 쏠릴 정도의 가속력
높은 무게중심 탓 꿀렁임 아쉬워
실구매 가격 6,500만 원선

[한국경제TV 배성재 기자]
《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 테슬라 코리아의 시승 차량을 받아 본 시승기를 작성했습니다. 업체 측으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자동차 시장에 전기 SUV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6에 이어 르노 조에, 쉐보레 볼트EV, 벤츠 EQC, 아우디 e-트론 등 최근 출시된 전기차 대부분이 SUV입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중국 전자 업체 샤오미조차 첫 전기차를 SUV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중에도 가장 문제작(?)을 꼽으라면 테슬라의 모델 Y가 될 것 같습니다. 모델 Y는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 3를 SUV로 만든 차량입니다. 전기차 선구자인 테슬라가 내놓은 보급형 SUV인 만큼 관심도 높습니다. 모델 Y는 이미 중국에서 올해 누적 판매 6천 대를 기록하며 전체 전기차 판매량 중 3위에 오르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한국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을까요. 모델 Y 롱레인지를 타고 도심과 고속도로 약 150km, 3시간가량을 주행해봤습니다.

● 엄청난 순간 가속력…아쉬운 '꿀렁임'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모델 Y의 상세 스펙은 공개가 된 만큼, 이번 기사에서는 개인적인 주행 경험 소개에 집중해보겠습니다. 먼저 테슬라 전 차종에서 느낄 수 있는 폭발적인 가속력은 모델 Y에서도 여전했습니다.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자 몸이 뒤로 쏠릴 정도로 순간 가속력이 엄청났습니다. 모델 Y 롱레인지의 공식적인 제로백(0→100km/h에 걸리는 시간)은 5.1초에 불과합니다. 모델 3가 착 깔린 채 속도를 낸다면, 모델 Y는 높은 시야까지 더해져 더 높은 속도감이 느껴졌습니다.

기존 모델 S와 3, X와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바로 회생 제동이었습니다. 모델 Y는 2021년형 Model 3와 더불어 회생 제동이 기본으로 적용됐습니다. 회생제동을 끄거나 켤 수 있었던 기존과는 다른 요소죠. 그 탓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가 점차 정지합니다. 내연기관차가 속도 조절을 브레이크 페달로 한다면, 모델 Y는 속도 조절을 가속 페달로 합니다. 그렇다 보니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차가 멈추려고 해 꿀렁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 주행감은 곧장 편안한 주행감을 의미하는 '서스펜션'과 연결됐는데요. 개인적으로 같은 SUV인 모델 X보다도 꿀렁거림이 강해 서스펜션이 좋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해결책은 있었습니다. 테슬라 차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인 오토파일럿 덕분이었는데요. 모델 Y는 기어 레버를 한 번 아래로 내리면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이 활성화되고, 두 번부터는 '오토스티어 및 풀 셀프-드라이빙(FSD)' 기능들이 활성화됩니다.(FSD는 옵션입니다.) 쉽게 말해 한 번 내리면 발이 자유로워지고, 두 번 내리면 손이 자유로워지죠. 시내 주행 중 기어 레버를 한 번 아래로 내린 트래픽 어웨어 크루즈 컨트롤만 켜도, 서스펜션이 훨씬 좋아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를 완충하고 약 150km를 달린 뒤 배터리 잔량은 78%였습니다. 히터를 틀고 주행한 데다 딱히 배터리를 의식하며 주행하지도 않았던 탓에, 전비가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공개된 모델 Y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511km입니다. 장거리 운행이 잦고 공용 급속충전시설인 슈퍼차저가 있는 도시 지역에 사는 소비자라면, 모델 Y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어 보였습니다.

● '움직이는 전자기기'…차박 떠오르는 널찍한 실내

이번엔 내외부의 특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소개 드렸듯 모델 Y는 모델 3의 SUV 버전입니다. 내부 부품도 75%가량이 모델 3의 부품을 공유합니다. 따라서 내외부 디자인 등 거의 대부분이 모델 3와 동일합니다. 외관은 모델 3를 마치 위아래로 늘려놓은 듯한 모양입니다.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는 대시보드 중앙의 15인치 터치스크린도 모델 3와 같았습니다. 유리로 뻥 뚫린 천장도 시원했습니다.

운전석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모든 조작 버튼이 터치스크린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운전석에 버튼이라곤 스티어링 휠 위에 스크롤 휠 2개만 남았습니다. 사이드 미러와 스티어링 휠 위치 조정부터 조수석 글로브 박스 열기, 심지어 에어컨 방향까지도 터치스크린으로 가능했습니다. 스티어링 휠 뒤에만 와이퍼 조작(왼쪽)과 기어(오른쪽) 레버가 위치했습니다.

차가 커진 만큼 공간 활용도 좋아졌습니다. 터치스크린 밑에 위치한 휴대폰 무선 충전기에서는 휴대폰이 2개까지 충전 가능합니다. 2열과 트렁크 공간도 널찍했는데요. 2열 좌석을 앞으로 눕히면 약 2m 가량의 공간이 나와 차박도 수월해 보였습니다. 모델 Y의 전면 프렁크와 뒤 트렁크까지 합친 공식 적재용량은 1,925L입니다.

● 실구매 가격 6,500만 원, 곧 첫 출고 시작

모델 Y의 국내 가격은 롱레인지 6,999만 원, 퍼포먼스 7,999만 원입니다. 지난달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공개된 모델 Y의 국고보조금은 롱레인지 375만 원, 퍼포먼스 372만 원.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대략 6,400만 원에서 롱레인지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아의 EV6도 최상급 트림인 GT의 가격이 7천만 원 초반대까지 오르는 걸 감안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모델Y에 대해 "소비자마다 내·외장재에 대한 호불호가 있겠지만, 테슬라의 오토크루즈 기술력을 따져보면 가격은 나쁘지 않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2월 공식 출시된 모델 Y는 이달 말쯤 첫 출고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테슬라코리아는 모델 Y의 국내 사전예약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모델 Y가 모델 3의 바통을 받아 판매량을 늘릴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작년 3월 출시된 모델 Y는 12월까지 6만 3,755대를 판매했습니다.(자료: EV볼륨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4위에 오른 기록입니다.

이 밖에도 올해 중국에서 생산될 모델 Y 수만 36만 대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보급형 SUV인 만큼 당분간 글로벌 흥행을 앞두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수준입니다. 모델 Y 출시로 국내에서도 'S3XY' 라인업을 완성한 테슬라. 과연 전기 SUV 시장에서도 모델 3와 같은 판매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아이오닉5, EV6 출시와 함께 국내에서 펼쳐질 각축전이 기대가 됩니다.

배성재기자 sjb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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