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낙원의 밤' 엄태구·전여빈의 처연함이 완성한 박훈정 누아르 세계관

류지윤 2021. 4. 1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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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버림 받고 세상의 낭떠러지 끝에 있는 엄태구와 전여빈의 처연함이 박훈정표 '감성 누아르'를 완성시켰다.'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라이벌 조직 간의 혈투, 복수를 위한 결단, 그리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지는 태구와 재연의 이야기는 지금껏 많은 누아르 영화에서 봐왔던 것과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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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

모두에게 버림 받고 세상의 낭떠러지 끝에 있는 엄태구와 전여빈의 처연함이 박훈정표 '감성 누아르'를 완성시켰다.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직생활을 하던 태구(엄태구 분)는 누군가에 의해 누나와 조카를 잃고 복수를 시작한다. 라이벌 조직의 소행이라 생각한 태구는 복수를 다짐함과 동시에 자신의 모든 걸 잃을 준비를 마쳤다.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제주도로 몸을 피하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얼굴은 변함이 없다.


제주도에 마련된 은신처에서 태구는 재연(전여빈 분)을 만난다. 재연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인물로 희망이나 꿈 따위는 없다. 과거의 상처 때문에 조직폭력배를 좋아하지 않는 재연은 태구를 밀어내지만 두 사람은 감정을 나눠고 가까워진다. 그리고 서로가 같은 결의 아픔을 가지고 있음을 알린다.


태구의 라이벌 조직 마이사(차승원 분)가 등장하면서 극은 긴장감 있게 달려나간다. 마이사는 복수를 위해 태구를 턱끝까지 추격한다. 모두가 낙원이라 칭하는 곳에 있는 세 사람이지만, 어느 한 사람도 이 곳을 낙원으로 느끼지 못한다. 결국 세 사람은 복수란 이름 끝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영화는 누아르 영화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따라간다. 라이벌 조직 간의 혈투, 복수를 위한 결단, 그리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지는 태구와 재연의 이야기는 지금껏 많은 누아르 영화에서 봐왔던 것과 다를게 없다. 다만 박훈정 감독은 '감성'이란 코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비극적인 결말의 끝을 알고 달려가지만 이를 멜로 코드로 풀어내며 처연함, 애틋함이란 감정을 보탰다.


'낙원의 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5분이다. 폭주하는 재연의 복수가 영화의 마무리를 담당한다. 모든걸 다 잃은 재연의 마지막 얼굴이 전여빈의 캐스팅 이유를 알게 한다. 기능적으로 전락할 뻔 재연 캐릭터를 마지막 5분이 '낙원의 밤'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큰 스크린에서 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떨어지겠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로, 넷플릭스 디바이스로 시청해도 크게 아쉽지는 않다.


영화 '신세계' '마녀'로 한국 누아르의 정수를 보여준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해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았다. 넷플릭스에서 9일 공개.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31분.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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