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초선모임 '더민초' 세력화..'그때 그 친문' 견제할 수 있을까

정계성 2021. 4. 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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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더민초' 출범, 與 초선 첫 단체행동
공동입장문 통해 재보선 공천 등 비판
최고위원 등 경선에 초선 출마 검토도
초선 상당수 '친문'..주류 견제 부정적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오후 국회에서 4.7재보선 참패와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9일 모임을 갖고 "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가칭이지만 '더민초'(더불어민주당 초선모임)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정례적인 모임도 갖는다. 21대 국회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단체행동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입장문을 발표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여주신 국민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초선의원들로서 충분히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당헌당규에 의하면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공천을 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 당헌당규를 시행도 해보지 않고 국민적 공감 없이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초선의원들로서 그 의사결정 과정에 치열하게 참여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고도 했다.


또 "어느새 민주당은 '기득권 정당'이 돼 있었다"며 "일단 시작하고 계획을 만들어가면 된다는 안일함, 우리의 과거를 내세워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나만이 정의라고 고집하는 오만함이 민주당의 모습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변해야 한다. 변하겠다. 초선의원들부터 달라지겠다. 민주당 혁신에 앞장서겠다. 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며 "정책 전반과 당의 운영방식, 업무관행, 태도 등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하고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초선의원 모임은 고영인 의원 등 주도로 전날 공지가 이뤄졌으며 하루 만에 다수 의원들이 참석했고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도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12일 오전 다시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구체적인 쇄신안을 마련해 당 지도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최고위원 출마를 통해 차기 지도부에 대표자를 보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용우 의원은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읽지 못한다면 그 당의 조직은 그들만의 당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당 지도부도 이런 변화를 읽어내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영인 의원은 "지도부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는 올바른 선택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초선의원이 나설 수 있다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한준호 의원은 "그간 당의 방향성과 속도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했고, 당이 건강을 잃었다"며 "2030 남성 투표를 볼 때 민심에서 동떨어진 게 아닌가. 당 자체가 기득권이 됐던 게 아닌가. (초선모임이) 당을 혁신하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박원순 전 시장의 추행과 당의 공천 강행 외에 구체적인 반성 내용이 빠졌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또한 당의 방향성을 두고도 검찰개혁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 의견 불일치, 강성 지지층에 대한 태도 등에서 초선의원 내부에서도 온도차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회재 의원은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제대로 소신 있고 용기 있는 목소리를 초선이 충분히 개진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했지만, 성명서에는 담지 못했다. 고 의원은 "모든 의견 일치를 보긴 어렵다"고 말했고, 한 의원은 "잦은 모임을 가지면서 앞으로 전진시켜 보겠다"고 했다.


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친문 주류세력을 견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도부 총사퇴 후 비대위원장을 친문 핵심인 도종환 의원이 맡은 것을 두고 '쇄신의 대상이 주체가 된 격'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소수의 목소리에 그치고 있다. 초선의원들이 당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미 상당수는 '친문'이라는 점에서 견제세력이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 의원은 "계파와 관련된 문제는 상당히 예민하다"며 "다만 다양성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고 말을 아꼈다. 오기형 의원은 "다양한 논쟁이 있을 수 있는데, (친문 비대위 관련) 특별한 논쟁은 없었다"며 "오히려 제대로 일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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