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도 꼽은 패인 'naeronambul'.. "文의 남북대화 너덜너덜"

하윤해,임세정 2021. 4. 9.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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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한 이유로 부동산 가격 급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주로 꼽았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내로남불'까지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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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 집값 급등·LH사태
여권의 재보선 참패 이유로 분석
"文 대통령에 치명적 일격" 평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들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한 이유로 부동산 가격 급등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를 주로 꼽았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내로남불’까지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부각시켰다.

NYT는 7일(현지시간) “한국에서 가장 큰 두 도시의 유권자들이 사면초가에 몰린 지도자에게 또 하나의 ‘치명적인 일격(crushing blow)’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강하하고 있으며,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남북 대화는 ‘너덜너덜 해어졌다(in tatters)’”며 “시민들은 치솟는 주택 가격을 붙잡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한 문 대통령의 시도들에 분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NYT는 “길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경제 악화, 코로나19 백신을 빨리 확보하지 못한 정부의 실패 등에 한국 사람들의 좌절감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LH 사태가 선거전을 지배했다”고 강조했다.

NYT는 지난해부터 이번 보궐선거까지 한국 정치 상황의 변화를 자세히 설명했다. NYT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 중 한 사람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 등을 둘러싸고 지난해 거대한 집회들이 분출됐다”면서 “그 스캔들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특권 없는 세상’을 역행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특히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까지 자세히 설명했다. NYT는 “내로남불(naeronambul)은 ‘그들이 하면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으로 해석된다”고 소개했다. 또 “한국인들은 내로남불이라는 유행어를 통해 문 대통령의 진보적인 측근들의 행태를 위선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에 대한 냉소를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수 진영의 약진을 강조했다. WSJ는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두고 한국의 보수 진영이 상승세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1년 전 문 대통령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의석수 5분의 3을 차지하는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면서 “그러나 지금, 한국의 보수는 컴백했다”고 평가했다.

WSJ는 빠르게 오르는 주택 가격과 LH 사태 등에 대한 불만이 폭증하면서 한국 보수 정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우파와 좌파는 외교정책에 대해 상당히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의 보수는 과거 북한에 대해 좀 더 대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선 회의론을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치솟는 주택 가격, 불평등 심화, 성추행 의혹, 남북 관계 교착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문재인정부의 외교력 저하를 초래해 징용·위안부 소송 문제 등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어렵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이어진 검찰 개혁 문제를 둘러싼 여론의 반발”을 원인으로 짚었다. 아사히신문은 “문 대통령이 국면 타개를 꾀하기 위해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북한이 응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구심력 저하 여파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설 정치적 여력도 한층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임세정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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