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맞아 한땀한땀.. 작은교회 목회자 70명에 맞춤 양복

2021. 4. 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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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양복 명장 박수양(서울 답십리침례교회) 장로가 70세를 맞아 미자립교회 목회자 70명에게 맞춤 양복을 선물했다.

박 장로는 지난 40여년간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와 선교사에게 1년에 10여벌씩 양복을 맞춰줬다.

서울 답십리 '엘부림 양복점' 대표인 박 장로는 지난해 5월 1일 칠순을 맞았다.

박 장로는 1968년부터 맞춤 양복 한 길만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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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양복 명장 박수양 장로


맞춤 양복 명장 박수양(서울 답십리침례교회) 장로가 70세를 맞아 미자립교회 목회자 70명에게 맞춤 양복을 선물했다. 박 장로는 지난 40여년간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와 선교사에게 1년에 10여벌씩 양복을 맞춰줬다.

서울 답십리 ‘엘부림 양복점’ 대표인 박 장로는 지난해 5월 1일 칠순을 맞았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가족들만 모여 칠순 잔치를 열까 생각해봤지만 비용이 아까웠다. 그 정도면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양복을 더 선물할 수 있었다. 또 감사의 마음이 컸다. 칠순인데도 건강해 여전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감사를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어려운 목회자 70명에게 양복을 맞춰주기로 했다.

그는 섬기는 교회의 소속 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를 비롯해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7개 교단에서 형편이 어려운 목회자 각각 10명씩 추천을 받았다. 이들을 차례로 초청해 지난해 가을부터 지난달까지 양복 70벌을 맞춰줬다.

목회자 중엔 평생 맞춤 양복을 처음 입어보는 이들이 많았다. 결혼 후 처음이라는 이들도 있었다. 지역별로는 서울부터 진도,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다 왔다. 어떤 목회자는 지역 특산물을 감사 인사차 가져왔다. 한 목회자는 교회 임직식 때 입을 것이라고 했다. 한 목회자는 결혼을 앞둔 성도를 보냈다. 그 성도는 자기 양복은 물론 친척들 양복까지 해갔다. 박 장로는 “조금 베푼다고 했는데 내가 더 복을 받았다”며 웃었다.

박 장로는 1968년부터 맞춤 양복 한 길만 걸어왔다. 처음에는 양복점 심부름꾼으로 시작했지만 국내외 각종 대회를 석권하고 2016년 한국맞춤양복협회가 선정하는 명장이 됐다. 양복점 배경의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특별 출연하고 자문했다. TV조선 ‘미스터 트롯’ 정동원이 옷을 맞춰 더 유명해졌다.

지난 5일 만난 박 장로는 “엘부림은 고객이 고객을 소개하는 곳”이라고 자랑했다. 박 장로는 “6000여 회원을 체형별로 구분, 패턴화해 가봉 없이 한 번만 방문하면 된다”며 “특히 젊은 층에 인기가 많아 고객의 80% 이상이 20∼30대”라고 설명했다.

박 장로는 청년 시절 답십리침례교회의 청년부 회장 덕분에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청년부 회장이 지인 여러 명을 데려와 양복을 맞추고 총동원 주일에 박 장로를 초청했다. 박 장로는 그때 교회에 가면서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그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며 “하나님께서 건강을 허락하시면 팔순 땐 양복 80벌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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