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정체성' 베트남전 소설, 박찬욱이 미국 드라마로 만든다

김호정 2021. 4. 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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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2018년 출간된 소설『동조자』. [사진 민음사]

박찬욱 감독이 베트남 전쟁의 이중 첩자를 다룬 소설 『동조자』를 미국 TV 드라마로 제작한다. 이 소설을 2018년 국내 출간한 민음사는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장편 『동조자』가 박 감독의 연출로 제작된다”고 8일 밝혔다.

『동조자』는 응우옌의 첫 소설이며 2016년 미국의 대표적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퓰리처상 외에도 앤드루 카네기 메달, 펜 포크너 상 등 미국에서 9개 문학상을 받았고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8개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응우옌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박 감독의 『동조자』연출 소식을 알렸다. 작가는 박 감독의 열혈 팬이며 이 작품을 쓸 때 영화 ‘올드보이’에서도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민음사에 따르면 『동조자』는 독립 영화 제작사 A24가 제작을 맡을 예정이다. 미국 내에서 연이은 수상 소식을 전하고 오스카에도 도전하는 영화 ‘미나리’의 제작사다.

『동조자』는 북베트남 출신의 주인공이 이중 정보원으로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다.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와 베트남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이중성’을 태생으로 하는 화자는 북과 남 베트남, 미국이라는 세력 사이에서 다중 정체성을 가진다. 민음사는 “작가가 베트남계 미국인으로서 겪었던 이중성을 소설의 핵심적 메시지이자 전달 장치로 구성한다”고 소개했다.

응우옌은 지난 1월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워싱턴포스트에 이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이 칼럼에서 응우옌은 “언어가 ‘외국적’의 기준이 된다는 주장은 미국에서 백인에게 사실일 수 있지만, 아시아계는 영어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외국인으로 인식되는 듯하다”며 ‘미국적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응우옌은 1971년 베트남 태생으로 75년 사이공이 함락되면서 가족 전체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UC 버클리에서 영문학과 민족학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USC에서 영문학과 미국에서의 소수민족학을 강의하고 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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