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얌전히 입어라" 집단강간 사건에 파키스탄 총리 망언

정인화 2021. 4. 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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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최근 발생한 집단 강간 사건을 두고 여성들의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EFE통신 등에 따르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주말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정부가 성폭력을 막기 위해 무슨 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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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쓰게 하는 것, 가족제도·사회보호 철학 있어"
"성폭력은 서구 음란물이 증가한 결과" 발언도
각계 "강간 생존자에 책임 전가해" 분노
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최근 발생한 집단 강간 사건을 두고 여성들의 옷차림이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EFE통신 등에 따르면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주말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정부가 성폭력을 막기 위해 무슨 조치를 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칸 총리는 “모든 사람이 의지력이 있는 게 아니므로 여성들은 유혹을 없애기 위해 옷을 얌전하게 입어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파키스탄의 국교인 이슬람교를 들어 “우리의 종교가 베일을 쓰도록 했다면, 그 이면에 가족제도를 유지하고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철학이 있지 않겠느냐”고도 덧붙였다.

또한 그는 여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규탄한 직후 “성폭력은 인도와 서구, 할리우드 영화 등 음란물이 증가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칸 총리의 발언은 여성 단체, 인권단체,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이들은 총리가 성폭력 원인을 잘못 이해하고 있으며 해당 발언이 강간 문화를 촉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강긴이 왜,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 당혹스러울 만큼 무지를 드러냈고, 강간 생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파키스탄 법원은 지난해 9월 9일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 인근 고속도로에서 여성 운전자를 끌어내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집단 강간한 남성 두 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두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 기름이 떨어져 차를 멈추고 친척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멈춰선 차를 향해 남성 두 명이 다가와 창문을 부수고 피해자를 끌어낸 뒤 아이들 앞에서 집단 강간을 자행했다.

이 사건을 놓고 해당 지역 경찰청장이 “피해자가 남성 보호자 없이 밤에 운전했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해 분노를 증폭시켰다. 이후 주요 도시들에서 폭력 근절을 외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파키스탄 정부는 작년 12월 화학적거세법(성충동약물치료)을 도입하고 성범죄 전담 특별법원 신설을 통해 중범죄의 경우 사건 발생 후 4개월 이내에 신속하게 재판을 마무리하게 하도록 했다.

정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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