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alk] 영화 '자산어보' 주연 설경구 | 연기 28년 만에 사극 도전 이준익 감독 칭찬에 용기

한현정 2021. 4. 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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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28년 만에 처음, 배우 설경구(53)가 데뷔 이후 첫 사극에 도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흑백 영화 ‘자산어보’다.

대단한 결심의 계기를 물으니 “이준익 감독이 워낙 칭찬을 잘해주니까. 그걸 다 믿었다”며 수줍게 웃는다.

“사극에 출연할 기회는 많았지만 용기가 안 났어요. 뭔가 낯설고 어색하달까요? 언젠가는 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미루고 미루다 지금까지 왔죠.”

설경구는 “감독은 배우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주는 사람”이라며 “익숙지 않던 옷을 입고, 갓을 쓰고 수염을 단 채 쭈뼛쭈뼛 촬영장에 나왔는데 잘 어울린다고 오버스러울 만큼 폭풍 리액션을 해줬다”고 말했다.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도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함께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신분을 뛰어넘은 진정한 벗이 된다. 설경구는 정약용의 형이자 ‘자산어보’를 저술한 학자 정약전으로, 변요한은 제자이자 벗인 창대로 분했다.

이준익 감독은 작품 공개 후 공식 석상에서 “설경구는 곧 정약전이었다”며 극찬을 쏟아냈고 설경구는 “포장을 너무 잘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촬영장 분위기가 항상 유쾌하고 편안했어요. 배우들 숙소 중앙에 마당이 하나 있는데 거기 모여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며 놀고 일하며 지냈어요.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작품에 대한 것까지 매일매일 이야기꽃을 피웠죠. 작품 속 제 연기가 만족스러우셨다면 경계 없던 현장의 편안함 덕분일 거예요.”

특히 설경구는 극 중 제자인 변요한과 찰떡 케미를 뽐낸다. 이번 작품에 변요한을 적극 추천한 사람이 설경구라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전해지면서 두 사람 인연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감시자들’이라는 영화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 상견례 당시 ‘눈이 참 좋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함께한 신이 없어 이후 만난 적은 없었지만 그 눈이 잊혀지지 않았다. 건너 들어보니 나와 많이 닮았다더라”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어떤 점이 닮았나”라고 물으니, “낯을 많이 가리고 고민도 많고, 사람들이랑 눈도 잘 못 마주쳐 친해지는 게 어려운 성격이더라. 비슷한 이를 찾은 것 같아 반가웠다”며 소리 내 웃기도.

“어떻게 친해졌나”라는 질문에는 “늘 생각하는 게 있다. 선배라고 해서 모든 점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선후배를 떠나 동료 배우로 다가가려 한다. 내가 연식이 좀 돼 처음에는 조금 어려워하는 듯했지만 진심으로 친구가 되고 싶어 술 한잔하면서 형이라 부르라고 했고 속 얘기도 많이 나눴다. 어느새 서로 할 말 다 하면서 연기하는 사이가 됐더라. 잘 받아줘서 고마웠다”고 답변했다.

“개인적으로 꼰대 같은 스승은 싫어요. 자신의 허물을 봐야 하는데 그걸 숨긴 채 꼰대처럼 구는 건 좋은 어른이 아니니까. 그 부분을 늘 염두에 두는데 ‘자산어보’ 속 정약전은 참된 스승이자 진짜 어른이더군요. 자신의 허물을 꺼내 보이고 함께 고쳐보자고 하는 게. 많이 배웠어요.”

끝으로 그는 “기왕 사극 도전에 나선 김에 더 해보고 싶다. 정말 매력적인 장르”라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03호 (2021.04.07~2021.04.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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