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편들고 나선 중국..JCPOA 복원 회의서 "美 제재 해제가 먼저"

권지혜 2021. 4. 7. 19: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당사국 회의에서 이란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왕췬 중국 유엔대사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당사국 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외교부도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 철회돼야"
美 압박·제재 맞서 중국·이란 결속 강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당사국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핵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 이후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첫 당사국 회의에서 이란 입장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이라는 공통의 적을 가진 두 나라가 국제무대에서 손잡고 협공을 펴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왕췬 중국 유엔대사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JCPOA 당사국 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대사는 “피해를 입은 쪽의 요청이 가해자 쪽 요청보다 먼저 충족되어야 한다”며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야만 이란도 핵합의 이행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미국이 가하는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하며 각국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공개로 열린 당사국 회의에는 미국을 제외한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이란 대표가 참석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이란 핵 위기의 근원은 미국이 포괄적 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깬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를 철회하고 핵합의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JCPOA는 2015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이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가로 유엔 안보리는 기존 제재 결의를 일괄 종료하고 JCPOA를 승인하는 신규 결의를 채택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미국은 양자 제재를 중단하고 JCPOA 발효 8년이 지나면 제재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18년 5월 JCPOA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했다. 이란이 비밀리에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면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란은 합의 자체를 깨지는 않았지만 핵프로그램 동결 및 축소 조항을 위반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은 선 핵합의 준수, 선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대립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압바스 아락치 이란 협상대표(외무부 차관)는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를 확인하는 대로 규약에서 벗어난 핵프로그램을 중단하고 JCPOA의 완전한 이행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의 터무니없는 제안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이 농도 20%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가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들은 처음부터 회의 결과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유럽 관리는 “미국의 제재가 한 번에 해제돼야 한다는 이란 측 입장 때문에 영국, 프랑스, 독일은 중요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공개적으로 분명하게 이란 입장을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1979년 미국과 수교한 이래 이란과는 적당한 거리를 뒀다. 그러나 미·중 관계가 신냉전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더 이상 미국을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이 향후 25년간 광범위한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협정에 서명했다. 화리밍 전 이란 주재 중국 대사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의 중동 정책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홍콩 명보는 최근 중국, 러시아, 이란 세 나라 관계를 ‘화이부동’(서로 조화를 이루지만 같지는 않다는 뜻)으로 표현했다. 서방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서로 뭉치게 된 사이지만 제재와 봉쇄가 길어질수록 이들 관계는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