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원 "깨시민 제외하면 매국노"..또 야당 비하한 현직검사

오원석 2021. 4. 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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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인 지난해 7월 13일 진혜원 검사는 박 전 서울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페이스북]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가 6일 여권과 친여(親與) 성향 사람들을 제외한 이들을 '매국노'에 비유했다. 진 검사는 지난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서 박 전 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을 올리는 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사실상 野 겨냥 "매국노 혐오한다"
진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국노'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깨시민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며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직위를 팔아 치부하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 '깨시민'은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의미로 정부·여당 지지자들을 가리킨다. '숭구리당과 선거운동원'은 야권과 야권 지지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진 검사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의혹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생태탕 관련해서 반박할 수 없게 되자 제보자의 입건 전력을 언론사에 팔아넘기는 선거운동원들이 등장했다"며 "국가기관이 보호해야 할 개인의 정보가 선거운동을 위해 팔아넘겨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곡동 생태탕' 식당 관계자들이 2011년 6월 업소 내 도박을 방조했다가 과징금 600만원 처분을 받은 일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일을 가리킨 것으로, 야권 지지자들이 개인 정보를 팔아넘겼다는 게 진 검사의 주장이다.

진 검사는 야권을 겨냥해 "권력과 치부 그 자체가 목적이고, 그에 방해되는 인물과 모임과 세력은 모든 국가권력을 동원해 처단하고 능멸하는 것"이라며 "이런 이들을 예로부터 '매국노'라고 불렀다"라고 주장했다.

진 검사는 "얼마 전까지는 복지국가 이상을 공산주의라고 칭하며 복지의 담론을 폭력적으로 사유화했고, 최근에는 선택적 페미니즘을 내세우면서 페미니즘의 담론까지 폭력적으로 사유화했다가 급기야는 개인정보까지 사유화하고 있다"며 "국가기관과 담론과 국가의 자원을 사유화하는 매국노들을 혐오한다"라고 썼다.

진혜원 검사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깨시민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숭구리당과 그 선거운동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이스북]



야당 항의에도 선관위는 "판단 유보"
법조계에선 진 검사의 글이 공직선거법(9조)과 국가공무원법(65조) 위반 여지가 있다고 보는 의견이 있다. 각각 공무원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고,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반대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다.

진 검사는 지난달 31일에도 페이스북에서 오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언급하며 "공직 상 권한을 이용해 자기·가족의 배를 불려 주는 천박한 이기주의와 공직의식 부존재의 절정을 보여 준 사람들이 문제"라고 적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진 검사의 글을 문제 삼았지만, 선관위는 "고발장이 검찰에 제출됨에 따라 위법 여부는 사직 당국(법 집행 당국)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정 의원은 "선거범죄를 엄단해야 할 검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하고, 이런 걸 먼저 문제 삼아야 할 선관위는 '검찰이 위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선택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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