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해' 김태현 3번째 조사 끝..신상공개 이후 처음 모습 보여(종합2보)

송승윤 2021. 4. 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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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4)이 5일 신상공개 결정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보였다.

김씨는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 입감을 위해 경찰서를 나오는 과정에서 언론에 포착됐다. 이날 신상공개가 결정됐으나 김씨는 전날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야구 모자를 쓰고 후드를 뒤집어쓴 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연거푸 "죄송하다"고만 말한 뒤 곧장 호송차에 올랐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그를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 2일 체포 이후 이틀 간 경찰 조사를 받고 전날 구속됐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 등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가 게임 상에서 '피글렛'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김씨가 한 온라인 게임에서 이 같은 닉네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퍼진 바 있다.

경찰은 내일(6일)도 김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은 프로파일러가 직접 김씨를 면담한다. 정확한 시간이나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했다. 심의위원회는 경찰관 3명과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됐으며 외부위원은 교육자, 변호사, 언론인, 심리학자, 의사, 여성범죄전문가 등 인력 중에서 선정됐다.

심의위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한 점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들을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점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와 디지털포렌식 결과, 피의자 자백을 통해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점 ▲사회 불안을 야기한 점 ▲국민청원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점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현행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신상공개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거나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의 범죄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판단될 때 심의위 결정을 거쳐 가능하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도 판단한다.

강력사건 피의자 중에선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 노래방 손님 토막살인사건 피의자 변경석,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 피의자 김성관,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한 뒤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등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지난해엔 ‘n번방 사건’ 피의자들의 신상이 줄줄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5시 30분께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피해자의 지인으로부터 "친구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도착했을 때 이미 세 모녀는 숨져 있었다. 김씨는 경찰이 오기 전 자해를 시도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 수술을 받고 입원했었다. 이후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지난 2일 체포됐다.

그는 배송 기사를 사칭해 집 안으로 들어갔으며 세 모녀 가운데 작은 딸을 먼저 살해한 뒤 엄마와 큰딸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이후 해당 아파트에서 바깥으로 나오지 않고 자해를 시도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자해 후 갈증이 심해 집 냉장고에서 술과 음식 등을 꺼내 먹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 송치는 이르면 이주 후반 쯤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은 김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이송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언론에 얼굴이 한 번 더 공개될 전망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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