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장벽 낮추고 평가 개선..부랴부랴 유니콘 손 내미는 거래소

이민우 2021. 4. 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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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국내 상장을 유치하고 싶었는데 회사 측 입장이 (미국 상장으로)확고하네요."

5일 업계에 따르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5대 핵심 전략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유니콘 국내 상장 적극 유치를 예고했다.

상장 비용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가 유리한 만큼 추후 정책 설계에 따른 신뢰감이 형성되면 유니콘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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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거래소 설득에도 마켓컬리 미국 상장 결심
뒤늦게 상장 제도 개편 나선 거래소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 실패 반복 우려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마켓컬리 국내 상장을 유치하고 싶었는데 회사 측 입장이 (미국 상장으로)확고하네요."

최근 기자와 만난 한국거래소의 한 임원은 안타까운 듯 이 같이 털어놨다. 그는 "쿠팡은 본사 소재지도 미국이고 경영진 상당수도 미국 국적이라 미국 상장을 택하는 게 자연스러웠지만 마켓컬리는 국내 상장을 유치하고 싶었는데 회사 측 입장이 (미국 상장)으로 확실했다"고 했다.

쿠팡이 1999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두루넷’ 이후 처음으로 미국 증식에서 직접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들이 미국행(行)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한 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여전히 비용적인 측면에서 국내 상장이 유리한 반면 향후 정책 전개에 따라 추가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5대 핵심 전략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유니콘 국내 상장 적극 유치를 예고했다. 상장심사에서 당장의 성적표 보다는 미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우선 지난달 9일부터 시가총액 1조원이라는 단독 요건을 신설하는 한편 시가총액 및 자기자본 요건을 기존 6000억원·2000억원에서 5000억원·1500억원으로 낮췄다. 성장형 기업에 적합한 질적심사 기준을 만들고 다양한 분야의 기술평가 전문가를 심사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 활성화를 위해 기술특례 상장 관리체계도 개선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성장투자기구(BDC)를 만들어 기업에는 자금을 조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투자자에게는 잠재적인 투자 대상을 발굴해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획기적인 개선 방안이 아니라 유지 보수 차원의 접근이기 때문에 기업의 눈길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그간 나왔던 ‘테슬라 요건(이익 미실현 특례상장)’ 등과 같은 기시감이 든다"며 "빠르게 기업 생태계와 업종이 변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나 속도감 있게 성장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거래소는 2017년 1월 적자 기업도 성장성을 보고 상장을 허용하겠다는 취지에서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를 시행했지만 지난 4년간 이 방법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7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대부분 바이오 기업이다.

상장 비용 측면에서는 국내 증시가 유리한 만큼 추후 정책 설계에 따른 신뢰감이 형성되면 유니콘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 코스피 상장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외부 감사 등 상장 유지 비용만 매년 4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이 들 수도 있다"며 "국내 증시 상장 유지 비용이 2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가성비가 좋은 편인 데다 집단 소송 등의 우려 등을 고려하면 잠재적 비용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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