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국왕 이복동생 구금..'쿠데타 기도' 연루설

김홍범 2021. 4. 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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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국왕의 이복동생이 쿠데타 기도에 연루돼 가택 연금됐다고 4일(현지시간) 외신들이 전했다.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의 이복동생인 함자 빈 후세인 왕자의 2015년 모습. [AFP=연합뉴스]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요르단 군 당국은 지난 3일 수도 암만에 있는 함자 빈 후세인 왕자의 거처를 압수수색 한 뒤 사실상 구금했다. 함자 왕자는 압둘라 2세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2004년 왕세제 지위를 박탈당한 뒤 야인으로 지내왔다.

같은 날 바셈 아와달라 전 재무장관과 왕실의 일원인 샤리프 하산 벤 자이드 등 약 20명도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아와달라 전 재무장관은 2008년 국왕 비서실장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요르단 경제개혁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와 관련 요세프 후네이티 요르단군 합참사령관은 “함자 왕자가 체포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누구도 법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으며, 요르단의 국가적 안보와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전직 관료를 인용해 “이들이 쿠데타를 도모했다기보단 부족들의 지지를 통한 민중 시위를 기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이 지난해 12월 10일 제19회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함자 왕자는 체포된 직후 영국 BBC방송에 보낸 영상에서 “(군 당국으로부터) 국가안보와 안정을 노리는 일부 행동과 활동을 중단하라 경고를 받았다”며 “국왕을 비난한 모임에 참석해 벌을 받게 됐다는 게 군 당국의 전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떠한 음모에도 가담하지 않았다”며 쿠데타 기도설을 부인했다. 다만 요르단 정부를 향해 “15~20년간 지속한 정부의 실패가 내 잘못은 아니다. 요르단은 계속되는 위협 속에 미래에 대한 희망과 존엄을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요르단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관광 산업 등이 타격을 받으며 실업률이 치솟는 등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등은 일단 압둘라 국왕 측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보도를 주시하며 요르단 관리들과 연락하고 있다”며 “압둘라 국왕은 미국의 주요 동맹이며 우리는 그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요르단은 오랜 기간 친미-친서방 노선을 유지하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에 대항하는 역할을 해 왔다. 1999년 후세인 1세의 서거 이후 현 압둘라 2세가 20년 이상 장기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왕위계승자는 압둘라 국왕의 장남인 26세의 후세인 왕자다.

지난 2019년 열린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즉위 20주년 기념행사. 압둘라 국왕은 후세인 빈 탈랄 국왕의 장남으로 부왕의 뒤를 이어 1999년 2월 38세에 왕위에 올랐다. 뉴시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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