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이강인이 다시 발렌시아의 중심에서 멀어진다

한준 기자 2021. 4. 4. 17:00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강인(발렌시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스페인 주요 매체가 발렌시아CF의 4월 첫 일정인 5일(한국시간) 카디스전 선발 예상에 이강인(20)의 이름을 빼놓았다. 3월 25일 한국과 일본의 친선 경기에 차출되어 제로톱으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무사히 스페인으로 돌아와 문제 없이 팀 훈련에 합류한 상황이다. 3월 A매치 기간 가장 먼 거리를 이동했지만 단 한 경기만 치렀기에 소위 말하는 FIFA 바이러스의 문제는 아니다.


이강인은 지난 2월 20일 셀타 비고와 홈 경기로 치른 24라운드에 선발로 뛰며 1도움을 기록, 하비 그라시아 감독의 신뢰를 되찾았다.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도운 뒤 교체 되어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했다. 발렌시아는 2-0으로 이겼다. 이후 헤타페와 25라운드, 바야레알과 26라운드, 레반테와 27라운드 경기까지 내리 4연속 선발 출전했다. 주전 입지를 다진 흐름이었다.


하지만 출전 시간은 점차 줄었다. 2-1로 승리한 비야레알전에 후반 21분 교체됐고, 이강인이 교체된 이후 득점이 나왔다. 1-0으로 진 레반테전에는 후반 18분에 빠졌고, 관중석에서 극도로 괴로워하는 이강인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리고 그라나다에 2-1로 승리한 3월 21일 28라운드 경기에는 선발에서 밀렸다. 후반 34분에 교체로 들어가 11분을 소화했다.


카디스 원정에 선발 출전이 점쳐지는 선수는 곤살루 게드스와 알렉스 블랑코다. 막시 고메시의 새로운 투톱 파트너로 낙점된 게드스는 이강인이 중용될 때 그라시아 감독으로부터 수비 가담에 대한 지적을 받고 밀려났던 바 있다. 비야레알전 득점, 그라나다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근 컨디션이 올라왔다. 개인 능력으로 돌파와 득점이 가능한 선수라는 점에 빌드업보다 역습을 선호하는 그라시아 감독의 우선 순위 자리를 되찾았다.


게드스의 중용이 측면 미드필더로 알렉스 블랑코가 우선 선택되는 상황을 낳았다. 올 시즌을 2군에서 시작한 블랑코는 후반기 들어 1군 계약을 맺고 정식 엔트리에 들었다. 기교보다는 속도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는 팀 플레이어다. 재능으로는 이강인, 윙어로서 파괴력은 유누스 무사가 위다. 블랑코는 게드스의 수비력을 보완하기 위한 전술적 옵션이다. 물론, 기본기와 득점력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그라나다와 경기에 프로 데뷔골을 넣기도 했다.


카디스전 시점 발렌시아 기본 포진도. 그래픽=한준 기자

중앙 미드필더 주전은 카를로스 솔레르와 우로시 라치치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는 베테랑 다니엘 바스를 배제할 수 없다. 이강인이 노릴 자리는 투톱 중 한 자리나 왼쪽 측면 미드필더다. 수비 균형을 중시하는 그라시아 감독 체제에서 이강인은 단 한 경기도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지 않았다. 사실상 게드스를 제치지 못하면 선발 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측면 미드필더 자리는 러시아 대표 윙어 데니스 체리셰프도 부상에서 회복했다.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는 임대 선수인 우루과이 출신 크리스티안 올리바도 출전 기회를 고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공격수 파트릭 쿠트로네는 막시 고메스와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프랑스 출신 베테랑 공격수 케빈 가메이로도 조커 자리의 경쟁 대상이다.


올리바는 엘데스마르케가 2일 보도한 최신 인터뷰에서 "이강인은 선수로서 모든 걸 갖췄다. 경기를 잘 이해하고 슈팅이 좋다"고 칭찬했지만 현재 포지션 별 경쟁 구도를 보면 이강인이 중용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강인은 최근 유벤투스, 라치오 등 이탈리아 클럽을 포함한 5개 팀으로부터 영입 문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제안이 온 상황은 아니지만 2021년 여름에 발렌시아 잔류 혹은 새로운 팀으로 이적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역시 발렌시아가 현 시점에서 이강인을 중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배경이다. 몇 경기를 더 뛰고, 활약을 보여준다고 협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이강인은 2월과 3월 사이 4경기 연속 선발로 뛰며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보여줬고, 이적료 협상은 이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한준 기자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