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차이나 인싸' 코로나에도 꼿꼿..우한 공장 40% 증설

최선욱 2021. 4. 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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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사 공장 7400억 추가 투자
2015년 8월 우한 공장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중국 내 성장 전략 ‘차이나 인사이더’가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최초 발생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武漢)에서의 투자를 멈추지 않은 결과다. SK종합화학은 2017년부터 7400억원을 추가 투자해온 우한 소재 합작회사 ‘중한석화’의 신규 화학 설비가 지난달 말부터 가동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중국 석유회사 시노펙(Sinopec)이 35대 65의 비율(총 3조3000억원)로 투자해 세운 회사다.

중한석화의 주력 생산품은 에틸렌과 프로필렌이다. 가전제품, 의류, 자동차 내장재 등을 만들 때 쓰인다. 다양한 분야의 소재로서 수요가 많다는 이유로 업계에선 ‘화학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2016년부터 연평균 4%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번 증설 작업이 6월 말 모두 완료되면 중한석화의 생산량은 종전보다 40% 늘게 된다.


“내부자로서 中 개척” 의지
“중한석화는 최태원 회장이 2006년 화두로 꺼낸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핵심 사업”이라고 SK 관계자는 설명했다. SK는 외부자가 아닌 내부자(Insider)로서 중국 시장을 개척해 성공하겠다는 뜻이다. 중한석화 설립 논의도 그해부터 시작됐다.

2013년 설립된 중한석화는 첫해 147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후 7년 만에 영업이익 2조3300억원을 기록하는 회사가 됐다. SK는 중국 정유·석유화학 공장에 대해 실질적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최초의 아시아 기업이라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이지만, 역사상 최대의 한·중 대표 산업 협력 모델인 중한석화의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중단하지 않고 이행했다”며 “이번 설비 증설을 완벽히 마무리하는 데 이어, 앞으로도 한·중 산업 협력 모델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확대해 양사의 기업 가치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한석화가 최근 증설한 에틸렌 제조 설비. [사진 SK종합화학]


최 회장 “이익 상생 도모”
SK의 다른 계열사들도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SK㈜는 중국에서 자동차용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만드는 왓슨에 2019년부터 4000억원을 투자했다. SK E&S는 지난해 7월 중국 에너지 기업인 베이징 가스 블루스카이홀딩스(블루스카이)가 보유한 관계사 세 곳의 지분을 각각 30%씩 약 22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 기업은 중국 동남부 지역에 천연가스(LNG)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의 민간 천연가스 사업자가 중국 내 소매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월 우시(無錫)공장의 생산 능력 증설을 위해 3조3000억원을 투입했다. 우시 공장은 하이닉스의 D램 생산 거점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등과 함께 2019년 12월 창저우에 배터리셀 공장을 지었다. 서산공장의 스마트팩토리 기법을 적용한 첫 글로벌 배터리셀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SK그룹의 최대 해외 투자 국가”라며 “사회적 가치 구현과 관련해 협력하고, 이익과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말했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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