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2세 새집으로 이사했다, 이집트 파라오의 '황금 행진'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이 새집으로 이사했다.
이집트 정부는 3일(현지시각) 수도 카이로 중심의 옛 이집트박물관에서 시내 남쪽에 신축된 국립이집트문명박물관(NMEC-National Museum of Egyptian Civilization)으로 역대 왕족 미라 22구를 이전하는 대대적인 축하 퍼레이드를 거행했다. 그동안 미라들이 잠들어 있던 타흐리르 광장 근처의 박물관에서 시내 남단 푸스타트에 세워진 새 박물관까지 대대적인 차량 행진이 거행되었다.
미라들은 특수 온도조절 케이스에 넣어 옛 파라오 왕가의 문장으로 장식된 트럭에 실린 채 1시간가량 걸리는 새 안식처로 이동했다. 이송 트럭은 고대 파라오가 영면에 들었을 때 무덤까지 미라를 이송하던 고대의 목선을 본뜬 모양으로 꾸며졌다. 행사는 '파라오의 황금행진'(The Pharaoh's Golden Parade)으로 명명됐다.
이번에 이전된 미라들은 기원전 1539년에서 기원전 1075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던 신왕조 파라오의 미라들이다. 이집트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파라오인 람세스 2세, 유일한 여성 파라오였던 하트셉수트도 포함되어 있다. 미라들은 19세기부터 발굴되기 시작했다. 발굴된 미라들은 나일 강의 선박 편으로 카이로로 옮겨졌다. 일부는 유리 케이스 안에 진열하고 일부는 소장고에 간직했다. 람세스 2세의 미라는 1976년 파리로 날아가 프랑스 고고학자들이 복원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의 미라 이전 퍼레이드는 고대 유물을 홍보하고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이집트 정부 노력의 일환이다. 이집트의 관광산업은 2011년 아랍의 봄 봉기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장기집권 체제가 무너진 이후 정치적인 소요와 최근의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크게 위축되었다. 칼레드 관광문화재부 장관은 "이번 행진은 누구도 되풀이할 수 없는 지구 상의 유일한 고유행사"라고 강조했다.
3일 저녁 거행된 행진은 국내외에 중계되었고 이집트 관광유물부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생중계했다. 새 국립박물관에 도착한 미라들은 20명은 전시되며, 2명은 소장고에 들어간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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