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젝트마저도 그의 무대연출도구다

윤민섭 2021. 4. 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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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사의 협곡은 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의 각본대로 움직이는 무대다.

"조이가 올라프한테 점화를 쓰면 '광포한 공격(W)'을 통한 체력 흡혈도 안 된다. 그 경기에서 올라프를 잡진 않았지만, 올라프가 드래곤을 사냥하다가 뺐을 거다. 저희가 의도했던 플레이다." 실제로 T1은 드래곤을 건드리다가 허수의 움직임을 보고 퇴각했다.

이처럼 소환사의 협곡은 그의 각본대로 움직이는무대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오브젝트와 지형지물은 허수의 극적인 승리 연출을 위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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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 기아

소환사의 협곡은 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의 각본대로 움직이는 무대다.

담원 기아는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꺾었다. 담원 기아는 이날 승리로 오는 10일 열리는 대회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날 3세트는 허수의 하드 캐리로 끝났다. 조이를 고른 허수는 대치 구도에서 상대 원거리 딜러인 ‘데프트’ 김혁규(이즈리얼)에게 높은 확률로 스킬을 적중시켜 그를 매번 전투에서 이탈하게 했다. ‘쵸비’ 정지훈(빅토르)에게도 아이템 ‘만년서리’의 액티브 효과 ‘빙결’을 적중시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21 LCK 스프링 시즌 중계화면

그는 6분경 ‘봉인 풀린 주문서’를 활용, 소환사 주문을 ‘강타’로 바꾼 뒤 ‘아서’ 박미르(올라프)가 사냥하던 바다 드래곤을 빼앗았다. 첫 드래곤 사냥은 올라프를 고른 팀의 특권으로 평가된다. 허수가 이 플레이로 한화생명의 게임 설계를 비틀었다. 아울러 담원 기아가 빠르게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얻어내는 스노우볼을 만들었다.

담원 기아 상대로 올라프를 고르고, 빠르게 드래곤을 사냥하는 전략은 위험하다. 허수의 높은 게임 이해도는 라인전이나 대규모 교전에서만 드러나는 게 아니다. 드래곤이나 협곡의 전령 같은 대형 오브젝트는 담원 기아식 ‘쇼메이킹’의 핵심이다.

지난 1월 T1과의 정규 리그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같은 챔피언 간 대결 구도에서 비슷한 듯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당시 허수는 조이로 핵심 룬 ‘감전’과 소환사 주문 ‘점화’를 선택했다. 상대 정글러 ‘엘림’ 최엘림은 박미르와 마찬가지로 올라프를 플레이했다. 다만 소환사 주문으로 ‘점멸’ 대신 ‘유체화’를 골랐다.

2021 LCK 스프링 시즌 중계화면

T1의 빠른 드래곤 사냥을 예상한 허수의 룬과 소환사 주문 선택이었다. “요즘엔 올라프가 5분에 드래곤을 사냥하는데, 보통 이때 6레벨이 안 된다. 유체화 올라프로는 (수면에 대한 면역력이 없으므로 조이와 마주쳤을 때) 도망가기가 어렵다.”

6분경 최엘림이 화염 드래곤을 사냥하자 허수도 드래곤 둥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이가 올라프한테 점화를 쓰면 ‘광포한 공격(W)’을 통한 체력 흡혈도 안 된다. 그 경기에서 올라프를 잡진 않았지만, 올라프가 드래곤을 사냥하다가 뺐을 거다. 저희가 의도했던 플레이다.” 실제로 T1은 드래곤을 건드리다가 허수의 움직임을 보고 퇴각했다.

허수의 공연장은 미드와 바텀 사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협곡의 전령 둥지도 허수가 즐겨 쓰는 무대다. 그가 질리언을 플레이한 지난달 21일 DRX와의 정규 리그 2라운드 경기가 백미였다.

2021 LCK 스프링 시즌 중계화면

경기 시작 후 8분까지 큰 사고가 없었다면 대체로 양 팀 서포터들은 5레벨에 그친다. 서포터가 6레벨인 팀은 궁극기를 1개 더 보유한 셈이어서 협곡의 전령 전투에서 크게 앞선다. 이날 허수는 챔피언의 패시브 ‘시간의 유리병’을 활용해 ‘베릴’ 조건희(1세트 레오나·2세트 그라가스)를 6레벨로 성장시켰다.

1세트 때는 수적 열세 때문에 협곡의 전령 앞에서 퇴각했지만, 2세트 때는 서포터 레벨 차이를 활용해 대승을 거두고 전령을 얻어냈다. 이처럼 소환사의 협곡은 그의 각본대로 움직이는무대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오브젝트와 지형지물은 허수의 극적인 승리 연출을 위한 도구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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