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제주에 완전한 봄이 올 때까지 손을 더욱 단단히 잡자" (종합)

류정민 2021. 4. 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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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특별법 국회 통과, 역사적 의의 설명..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도 사상 처음으로 함께 참석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재임 중 세 번째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마침내 제주도에 완전한 봄이 올 때까지 우리 모두 서로의 손을 더욱 단단히 잡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4·3 특별법’의 개정을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다행"이라며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 지원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 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73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과 2020년 제72주년 추념식에 이어 재임 중 세 번째로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았다.

문 대통령이 2년 연속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올 2월에 유가족과 제주도민의 오랜 여망을 담은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이 통과된 역사적 의의를 온 국민들과 함께 되새기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청와대는 "4·3특별법 개정으로 일괄재심을 통한 명예 회복, 정부 추가 조사 등을 이뤄낸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소중한 결실"이라며 "문 대통령이 3년 전 70주년 추념사에서 약속한 '제주의 봄'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번 추념식에는 사상 최초로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참석한다. 공권력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4·3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추념식에는 여야 4당 대표와 법무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번 4·3 추념식의 타이틀은 ‘제주의 봄’이 한층 무르익었다는 의미에서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라는 ‘제주어’로 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제73주년 추념사를 통해 "국회도 여야 없이 힘을 모았다. ‘4·3 특별법’ 개정이 여야 합의로 이뤄진 것은 21대 국회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특별법 개정에 힘을 모아주신 각계각층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한 분 한 분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배상과 보상을 통해 국가폭력에 빼앗긴 것들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리는 것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추가 진상조사는 물론, 수형인 명예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배상과 보상에 있어서도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73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은 오전 10시 제주도 전역에 1분간 울린 묵념 사이렌으로 시작됐다. 사이렌과 함께 도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4·3 영령에 대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추념식 사회는 신영일 아나운서와 제주 출신 조수빈 아나운서가 맡았다. 개식 영상은 제주 흥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부르는 창작곡 '동백이 되어 다시 만나리'에 맞춰 아름다운 경관으로만 알려져 있으나, 4·3사건 당시 수많은 도민들이 희생당한 학살터였다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관광지들이 소개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73주년 추모영상은 ‘산 자와 죽은 자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애도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현재 제주4·3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제주 출신 허영선 작가의 글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을 제주 출신 배우 고두심 씨가 낭송했다.

추모 공연은 ‘나는 가수다3’와 ‘불후의 명곡’ 등의 음악 프로그램에 참여한 남성 3인조 ‘스윗소로우’(인호진, 김영우, 송우진)가 부르는 '푸르른 날(송창식 원곡)'로 꾸몄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친 뒤 김정숙 여사와 함께 4·3평화공원 위령제단으로 이동해 국방부 의장대 지원을 받으며 4·3 영령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헌화·분향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헌화·분향하는 동안 싱어송라이터 하림 씨가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이하은(제주동중학교 1학년) 학생이 '제주의 봄'을 불렀다.

문 대통령은 헌화·분향 이후 위패봉안관으로 이동해 4·3특별법 개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서명식을 진행했다. 4·3특별법은 2000년 제정돼 7차에 걸쳐 개정됐는데, 그동안의 모든 법률과 시행령을 묶어 책자를 만들고, 문 대통령이 그 책자에 서명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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