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활절 맞아 '함께 있는 자' 선언한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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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기 로마 제국에 역병이 창궐해 수많은 사람이 쓰러졌다.
내일 부활절을 맞아 한국교회가 파라볼라노이의 정신을 구현할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
4일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거행되는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도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이다.
이처럼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공동체적 소명 의식을 갖고 진정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때 십자가와 부활의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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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기 로마 제국에 역병이 창궐해 수많은 사람이 쓰러졌다. 당시 죽음의 공포 속에서 이교도들은 아픈 자들을 내쫓고 감염자와의 접촉을 피했다. 하지만 로마의 박해를 받던 초대교회 기독교인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섰다. 위험을 무릅쓰고 병든 자를 품고 시신을 거뒀다. 사랑의 실천이었고 부활의 빛이었다. 이런 기독교인들에게 ‘파라볼라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말은 헬라어로 ‘위험을 무릅쓰며 함께 있는 자들’이란 뜻이다.
내일 부활절을 맞아 한국교회가 파라볼라노이의 정신을 구현할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다. 4일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거행되는 2021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의 주제도 ‘부활의 빛으로 다시 하나!’이다. 예배에는 68개 교단과 전국 17개 광역 시·도 기독교연합회가 참여해 사회의 고통에 동참하고 생명과 희망을 전할 것을 약속한다. 전국의 개별 교회들도 예배와 기도회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메시지를 되새길 예정이다. 한국교회의 파라볼라노이 선언은 작금의 시대적 위기 국면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하겠다.
이번 부활절도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맞는다.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2일까지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교계는 안전한 예배에 방점을 두고 방역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엄중한 시기임을 감안해 연합예배 준비위원회가 예배 참석 규모를 본당 좌석수의 20%까지 할 수 있음에도 그 절반인 10%로 제한하고 통상 진행하던 성가대 찬양과 성찬식도 생략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다. 사회의 모범을 보이겠다는 자세로 평가된다. 교계가 한마음으로 코로나 극복을 위해 기도하고 이웃과 함께 부활의 소망을 나누기를 바란다.
우리가 치유하고 회복해야 할 것은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뿐만이 아니다. 한국 사회는 계층, 이념, 지역에 따른 갈등과 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이 땅의 고난, 대립, 분열을 떨쳐내고 위로, 화합, 일치의 역사가 일어나길 간구해야 한다. 교회가 희생과 섬김을 통해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한국교회가 초대교회로 돌아가 초심을 회복해야 할 터이다. 기독교인들도 부활의 주님을 만나는 기쁨과 감격 속에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이처럼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공동체적 소명 의식을 갖고 진정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때 십자가와 부활의 참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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