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모의 조력자 '김충식'은 누구?

구영식 2021. 3.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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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최은순 ②] 최씨 참여 회사에 빠짐없이 등장.. 법조계 마당발 평판

[구영식 기자]

( * 이 기사는 <[인물탐구-최은순 ①] 윤석열 장모는 유독 '부동산'에 집착했다>에서 이어집니다.)
 
 최은순씨의 조력자로 알려진 김충식씨의 명함.
ⓒ 구영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은순(76)씨가 설립했거나 운영에 참여했던 회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씨의 조력자인 김충식(83)씨다.

전남 보성 출신인 김씨는 미시령과 충은산업, 방주산업, 한국교양문화원, 비제이엔티 등에서 최씨와 함께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충은산업에서 '충'과 '은'은 각각 '김충식'과 '최은순'의 이름에서 따왔다. 일각에서는 김씨를 최씨 사업의 배후자로 본다.

이 회사들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최씨와 김씨의 주소지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OOO-O'로 같았던 것이다.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을 내연관계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온요양원 직원 A씨는 "그 사람과 최 회장님이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여기 안사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충은산업과 비제이엔티, 한국교양문화원의 주소지도 모두 김충식씨가 거주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여서 눈길을 끈다.

또한 김충식씨는 노덕봉(최은순씨와 현재 분쟁중인 인물)씨가 설립한 엔파크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엔파크는 노덕봉씨가 추모공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시행사다. 최씨는 노씨로부터 주식 10%를 명의신탁받았지만 돌려주지 않고 오히려 김씨에게 넘겼다. 지난 2020년 노씨가 최씨와 김씨를 각각 횡령과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소했고, 김씨는 최근 경찰조사를 받았다.

지난 2020년 1월 노씨와 최씨의 전화통화에서 노씨가 "김충식 때문에 (추모공원 사업권을) 다 빼앗겼다"라고 하자, 최씨는 "김충식을 죽이라고, 김충식을 가만두지 말아"라고 응수했다.

김씨의 차녀 "부친은 한국사회에서 인맥이 좋아... 특히 판·검사"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교회의 장로로 알려진 김충식씨는 서울 동부지검의 범죄예방위원회 위원(범방위원)을 지내는 등 법조계에 발이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년째 최씨와 싸우고 있는 정대택씨는 "김충식이 동부지검 청소년선도위원, 범방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동부지검을 거친 안강민(전 대검 중수부장), 송인준(전 대검 강력부장), 이준보(전 대검 공안부장) 등과 인연을 맺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안강민 전 부장은 최씨의 변호사로도 활동했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김씨의 차녀(48)는 지난 2011년 정대택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저의 친부 김충식은 한국사회에서 인맥이 좋은 편이어서 정계, 재계, 학계, 예술계 등 두루두루 윗선과 손이 잘 닿는다고 말했다"라고 증언했다.

차녀는 "아버지는 항상 주위의 법조계 특히 판·검사님들께 향응을 제공하고 도움을 많이 받으셨는데 정대택 사건에서는 자신에게 기적이 일어나 하필이면 자신과 너무나도 친분이 두터운 판사님이 자기 사건을 맡에 되어 재판정에 들어설 때 그 판사님이 아버지에게 눈짓으로 자신을 안심시켰다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김씨의 명함을 보면, 국가원로회의 자문위원, (사단법인) 서울특별시 지하철문화진흥원 원장, (주)글로벌컨설팅 크리에이터 회장, 낙천도예연구원 원장, 낙천조형물연구소 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지냈거나 활동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력들이 모두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김씨의 초등학교 후배는 동창회 카페에 올린 글에서 "현재 송파구문화원장, 한국교양문화원장, 락천도예연구원장 등 많은 사회단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특수 컬러 도자기 제조법을 연구해 수많은 우수 작품을 손수 만들어 3대에 걸친 대한민국 대통령들 사저에 그의 작품이 진열되었고, 최근에는 (통일교) 교주 문선명 사저(미국)에도 몇 점 전달되고 있다 한다"라고 전했다. 이 후배는 "한국, 일본에서 작품전을 여러 번 열고, 일본 후지TV에도 출연, 한국도자기를 널리 알리신 다방면의 귀재요, 괴짜 선배님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대택씨는 "김충식은 1980년대부터 도예가 행세를 했다"라며 "경기도 이천 등에서 구입한 남의 도자기에 자기 이름을 새겨서 (법조계 인사 등) 여러 사람들한테 선물했다, 법조계에서 이름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법조 브로커?... 강보영 목사 "직업이 없어서 그런 구설수 올라"

김씨는 한국교양문화원 원장(대표)을 맡고 있던 지난 1993년 5월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훈장(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당시 그의 공적사항은 '불우청소년과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기여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1994년 초대 송파구문화원장에 취임했지만 1년 만에 퇴임했다. 지난 2004년 10월 21일자 <송파신문>은 "지난 94년 9월 문화관광부 소관 특수법인으로 설립된 송파문하원은 초대 회장으로 김충식씨가 취임했으나, 원장과 사무국 직원 간의 명예훼손 고소·고발사건, 감독관청인 구청장과 원장 간의 불화 등으로 1년 만에 퇴임했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씨를 '법조 브로커'로 본다. 최씨가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생긴 소송들을 배후에서 지원했다는 것이다. 김씨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는 강보영 목사는 지난 1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김씨가) 직업이 없으니까 그렇게 구설수에 오느내리더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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