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떨어진 매물도 나왔다" 강동구 전셋값 입주폭탄에 급락

한은화 2021. 3. 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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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드러진 하락세
3713가구 입주물량이 만든 변화
하지만 2분기부터 입주물량 ↓
서울 매매시장은 혼돈세 여전
서울 강동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25개 자치구 중 최근 들어 전셋값 상승폭이 두드러지게 꺽였다. 뉴스1

최근 서울 전세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동구 일대 전셋값 상승 폭이 유독 꺾여 눈길을 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5일 기준) 강동구의 전셋값은 0.01% 올라, 전주(0.04%)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 평균 상승률(0.05%)보다 낮다. 1월 넷째 주만 해도 서울 평균 상승폭(0.12%)과 같았는데 두 달도 채 안 돼 뚝 떨어졌다.

민간 통계로 보면 전셋값이 내렸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강동구의 전셋값은 3월 첫째 주 0.06% 하락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내림세를 보였다. 둘째 주(-0.01%), 셋째 주(-0.02%)에도 하락세를 쭉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이래 서울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던 강동구에 무슨 변화가 있었을까.

서울 전세값 변동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강동구의 전셋값이 눈에 띄게 떨어진 이유는 ‘공급’ 덕이다. 강동구에는 지난달부터 3713가구의 입주가 이뤄졌다. 상일동 고덕자이(1824가구), 강일동 강동리버스트8단지(946가구), 상일동 강동리엔파크14단지(943가구) 등이다. 공공임대물량을 제외해도 입주물량이 2700여 가구에 달한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새집으로 입주를 하면서 기존 집들이 공급물량으로 나온 ‘입주장’ 효과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직전과 비교해 1억원가량 떨어진 전세 매물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의 경우 전용 84㎡ 기준 지난해 12월 9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셋값이 올 3월에는 6억5000만원(1층)에 계약된 데 이어 현재 호가는 7억 원대에 머물러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강동구 일대에 입주물량이 쏠리면서 인접한 강남권역 전셋값은 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숨 고르기' 중

서울 아파트값이 이대로 잡힐까.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그야말로 혼조세다.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줄어들고 있지만,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ㆍ4 공급대책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에서 직전 거래 대비 매매가가 떨어진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 건수는 1월 18%(전체 2441건 중 493건)에 불과했으나, 2월 24.9%(1669건 중 415건), 3월은 17일 기준으로 38.8%(281건 중 109건)로 늘어났다.

실제로 강남구 청담자이 전용 89㎡의 경우 지난 6일 31억5000만원(32층)에 거래됐다. 지난달 3일 35억원(11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5000만원 내렸다. 용산구 용산KCC웰츠타워(84㎡)도 지난 8일 10억6000만원(14층)에 거래돼 지난해 12월(12억2500만원ㆍ13층)보다 1억6500만원 떨어졌다.

하지만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도 있다. 강남구 대치쌍용1차 141㎡가 지난 6일 30억원(14층)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6월(26억3000만원ㆍ12층)보다 3억7000만원 올랐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59㎡도 지난 1일 26억원(7층)에 거래됐다. 직전인 1월 17일(25억원ㆍ18층) 거래보다 1억원 올랐다.

아파트 매수 심리는 진정세다. 21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2.4로 집계됐다. 전주(90.3)보다 7.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올해 1월 중순 114.6까지 오른 것과 대비된다. 이 지수가 100을 넘기면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아파트를 많이 산 데 따른 수요 공백에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더해진 데다가 4월 말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절세매물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지금 시장은 ‘숨 고르기’ 상태이고, 본격 하락세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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