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 2관왕.."태극마크 다시 달고 싶다"

송원형 기자 2021. 3. 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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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소리와 함께 휘슬이 울렸다. 부정 출발이었다. 머쓱해진 심석희(24·서울시청)가 남들보다 크게 링크 반 바퀴를 돌더니 다시 출발선에 섰다. 바로 옆엔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500m, 3000m 계주 2관왕 최민정(23·성남시청)이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2014소치·2018평창 3000m 계주를 2연패(連覇)한 심석희도 올림픽 금메달이 2개. 국내 대회라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간 맞대결은 국제 대회 못지않은 긴장감을 줬다.

심석희(왼쪽)가 19일 경기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36회 회장배 전국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여자 일반부 1000m 결승에서 선두로 질주하는 모습./뉴시스

다시 땅. 일부러 반응 속도를 늦춘 듯 출발한 심석희는 첫 번째 코너부터 아웃 코스로 다리를 쭉쭉 뻗더니 반 바퀴 만에 선두로 나섰다. 그리곤 둘레 111.12m 링크 8바퀴 반을 쭉 맨 앞에서 달렸다. 다른 선수가 쫓아오면 더 속도를 내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1분30초514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심석희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이소연(28·스포츠토토·1분30초749)과 최민정(1분31초037)이 2~3위로 들어왔다.

심석희가 19일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36회 회장배 전국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여자 일반부 10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는 모습./뉴시스

심석희가 19일 열린 제36회 회장배 전국 남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대회(의정부 실내 빙상장) 여자 일반부 1000m에서 우승하며 전날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심석희가 국내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작년 2월 동계체전 이후 13개월 만이다. 당시 그는 여자 일반부 1000m·1500m 2관왕에 오르며 대회 MVP(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동계체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월드컵 등 국제 대회 일정 때문에 참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엔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나왔기 때문에 우승의 의미가 더 크다. 심석희는 이번 대회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며 다음달 말부터 열릴 예정인 2022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 전망도 밝게 했다. 심석희는 전날 1500m 결승에서도 선두를 달리다 3바퀴를 남기고 뒤따라온 최민정과 부딪혔다. 자칫 레이스에서 이탈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심석희는 몸의 균형을 잡더니 원심력을 제어하며 넘어지지 않았다. 5위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속도를 높인 그는 바깥쪽으로 크게 돌며 한명씩 제치더니 두 번째로 결승선에 도착했다. 최민정이 실격 처리되면서 심석희가 우승했다. 심석희는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어 기분이 좋다”며 “그간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이젠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심석희는 2019년 4월 발목 부상으로 대표팀 선발전을 포기했다. 작년 2월 동계체전 2관왕으로 부활했지만 이번엔 코로나 사태로 훈련을 제대로 못했다. 작년 11월 코로나 이후 처음 열린 국내 대회에선 1000m 2위, 1500m 4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심석희는 이번 대회까지 약 4개월간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쉬는 날도 반납하고 체력을 차근차근 끌어올리려고 열심히 운동했다. 작년 11월 대회 때와 비교하면 체력과 스피드가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아직 목표치에는 못 미친다”며 “레이스 영상을 보면서 기술적인 부분 등 부족한 것을 채워 대표팀 선발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일반부 1000m 결승에서는 박지원(서울시청)이 1분27초365로 1위에 올랐다. 김동욱(스포츠토토·1분27초402), 이성훈(성남시청·1분27초566)이 2~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어서 열린 여자 일반부 3000m에선 노도희(화성시청·5분05초251)가 우승했다. 남자 일반부 3000m에선 홍경환(고양시청·5분49초351)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전날 1500m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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